-"우리도 프리미엄 브랜드"···"중저가 유지해 달라"
-가두점 늘리고 스타마케팅
-고가 고집하면 결별 시간문제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이마트 브랜드로 알려진 레드페이스가 가격을 올려 이미지 쇄신에 나서면서 이마트와 결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레드페이스는 300여개 매장 중 절반 가량을 이마트(90여개), 홈플러스(70여개), 롯데마트(10여개)등 대형마트에서 운영하고 있다.
타 브랜드에 비해 가두점이 현저하게 부족한 레드페이스로서는 이마트 등 대형마트와 뉴코아 등 아울렛 판매에 대한 의존도가 현저히 높다.
그러나 최근 레드페이스가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도약을 위해 가격을 올리면서 양 사 간 관계에 균열이 일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저가였던 레드페이스의 다운점퍼 하나 가격은 50만~60만원대로 노스페이스, 코오롱스포츠, 케이투 등 기존 빅3 브랜드들과 맞먹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에 따라 중저가 상품을 주로 판매하는 이마트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레드페이스는 오랜 업력으로 좋은 매출을 보이고 있는 브랜드”라면서 “우리 입장에서는 가격을 중저가로 그대로 유지시켜 달라고 얘기를 해봐도 고가 콘셉트로 가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송형일 레드페이스 전무는 "이마트에서 우리 영업정책을 결정할 수 없다"면서 "이마트가 원하는 저급 브랜드 제품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3년간 레드페이스는 이마트 아웃도어 스포츠 브랜드 전체 매출 1위 브랜드였다"고 덧붙였다.
레드페이스 측은 중저가브랜드 이미지를 벗고,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마트로서는 국내 아웃도어 시장에 불어온 '고가 아웃도어' 붐에 편승해 대형마트 브랜드마저 가격을 상향평준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제품에 대한 업그레이드보다는 스타마케팅, 가두점 확대 등을 통한 이미지 쇄신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이마트로서는 부담이다.
레드페이스가 제품의 가격을 올려 마케팅비, 영업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키는 과정에 이마트가 통로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우성을 모델로 기용한 스타마케팅의 경우 할인마트 이미지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스타마케팅의 경우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구사해 온 전략으로 아웃도어 브랜드의 가격만 올려놨다는 점에서 레드페이스는 물론 이마트 역시 이 같은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특히 노스페이스, 케이투 등 기존 강자들이 '스타마케팅'에서 쓴 맛을 보고 다시 아웃도어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뒤늦게 같은 전철을 밟고 있어 주목된다.
노스페이스는 기존 모델로 톱스타 빅뱅을 기용했지만 연이은 사건사고로 톱스타 후광만큼의 어두운 그림자를 경험하고 모델을 교체했다.
케이투 역시 톱스타 현빈에 이어 원빈을 기용했지만 '현빈효과'는 단단히 봤으나 '원빈효과'는 보지 못한 채 톱스타와 결별을 선언했다.
레드페이스가 프리미엄 제품으로의 이미지 쇄신을 위해 뒤늦게 로드숍을 늘리고 있는 점도 이마트와의 결별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업계는 아웃도어 로드숍이 포화상태인 가운데서도 레드페이스가 가두점을 늘리겠다는 것은 가두점 확대보다는 이마트와의 결별에 대비한 신규 유통채널 확보라는 측면이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을 위해 가격을 올리려는 레드페이스측과 보다 더 싸고 질 좋은 제품을 공급하려는 이마트 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며 “레드페이스가 고가정책을 포기하지 않는 한 양 측의 결별은 시간문제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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