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지 못하거나 몰랐던 이들을 위하여 짚자면 싸이(Psy)의 데뷔 앨범은 < Psy From The Psycho World >였다. 이렇게 시작된 싸이의 세계가 2012년 현재 전 세계를 흔들고 있다. 지난 7월 15일 발표한 싸이의 6집 <싸이 6甲>은 세상에 나온 지 두 달도 안 되어 각국의 음원차트를 석권했으며, 싸이에게는 < SNL >의 시즌 첫 에피소드 장식, 브리트니 스피어스에게 말춤을 가르치는 일 등이 도미노처럼 일어났다. 싸이가 스스로도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이 모두가 꿈처럼 불현듯 떠올라 눈 깜짝할 새에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 꿈같은 날들 속의 싸이는 ‘강남스타일’이후에 대한 걱정을 이미 표현한 상태지만 <10 아시아>는 그가 여전히 꿀 수 있는 꿈에 대해 한번 생각해봤다. 싸이의 여섯 가지 아메리칸 6甲, ‘미션 싸파서블’이다.
< PEOPLE >지 선정, 지구상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 싸이.
미국 연예지 중 최대부수 발행을 자랑하는 < PEOPLE >의 2012년 가장 섹시한 남자(The Sexiest Men Alive)로 싸이가 선정된다면 어떨까. 싸이에게는 그간 < PEOPLE >이 가장 섹시한 남자로 선정해왔던 브래드 피트, 조지 클루니와 같이 묘한 오라와 섬세한 섹시함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오, 섹시 레이디”, “오빤 강남스타일”이라는 단 두 마디로 전 세계를 그의 세계로 빨아들이고 있으니 이 이상의 섹시한 마력이 또 어디 있을까. 유튜브라는 창구 하나를 시작으로 지금의 열풍을 만들어 내, 브리트니 스피어스에게 “Dress Classy, Dance Cheesy”라는 멘트를 던지며 화제에 오른 그가 < PEOPLE >지 선정, 올해의 가장 섹시한 남자가 된다면 그는 2012년 미국에서 가장 멋지게 활동한 남자로 남을 것이다.
< The Simpsons >, ‘Psy Visits Springfield’
미국 FOX 방송의 최장수 만화시리즈 < The Simpsons >는 미국에서 유명한 스타라면 한 번쯤 거쳐가는 코스다. 지난 시즌 23에서 리사가 레이디 가가를 만나 위로를 받았다면, 지난 9월 30일 시작된 시즌 24에서 리사가 만날 스타는 싸이다. 귀엽고 아기자기하기 보다는 간결하게 그려내는 심슨만의 그림체에 적합한 D라인과 싸이의 복잡하지 않은 패션은 어쩌면 레이디 가가보다도 더 좋은 합을 만들어낼 지도 모른다. 꼬마 아가씨 리사는 싸이를 만나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 있는 여자”가 되는 법도 배울 수 있겠다.
명예의 전당 핸드프린팅 이벤트
‘국제 가수’가 된 싸이, 이제 핸드프린팅 행사를 가질 차례다.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배우 이병헌과 안성기가 방문해 손도장을 남겼던 그곳, LA 그라우스만즈 차이니즈 씨어터 명예의 광장에 말이다. 참여하기 전 이병헌은 “믿기지가 않았다”고 말했지만, 왠지 싸이라면 찰리 채플린부터 시작해 지금껏 200여명의 손도장만이 찍혀 있다는 곳에도 당당하게 걸어 들어와 매끈하게 넘긴 머리를 손으로 쓸어 넘기며 유쾌하게 웃는 쇼맨십을 보여줄 것만 같다. 팬서비스 차원에서 Classy하면서도 Cheesy한 뮤직비디오 속 여름 수트를 드레스 코드로 추천한다.
맥도날드 해피밀 싸이 버전, ‘싸이밀(Psymeal)’
‘강남스타일’은 울던 아기도 춤추게 한다. 이제는 잘 노는 남자 싸이가 아이까지 달래는 노래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라스베가스 무대와 전 연령대의 TV프로그램까지 등장해 많은 이들을 열광하게 한 그의 행적은 싸이의 매력에 호응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한 계층이나 성별, 나이의 특성을 띄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며, 맥도날드 해피밀은 마지막 남은 타겟인 아이들에게 도전할 차례임을 제시하는 미션과 같다. 쌍둥이 자녀의 아빠, 거기에 동그란 배와 동그란 선글라스. 아빠의 마음으로 다가가는 해피밀 싸이 버전, 싸이밀이 출시된다면 싸이는 미국 어린이들에게 ‘싸통령’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빅토리아 시크릿 쇼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Sexy Back’을 부르며 빅토리아 시크릿 모델들과 함께 런웨이를 장악했던 2006년의 빅토리아 시크릿 쇼를 기억하는가. 싸이가 추격하고 있는 빌보드 차트의 1위에 올라있는 Maroon5도 역시 이 쇼에 올라 ‘Moves Like Jagger’를 불렀고, 보컬인 애덤 리바인은 빅토리아 시크릿의 모델 여자친구인 앤 비알리치나와 함께 이 런웨이를 걸어 뜨겁게 만든 바 있다. 이 쇼에 서는 것은 그야말로 그 해 미국에서 가장 핫한 남성 스타임을 공인 받는 것이다. 게다가 “잘 노는 광대가 되고 싶다”는 싸이에게 빅토리아 시크릿 쇼의 모델들과 함께 서는 일은 평생 남을 추억 아닐까. 날개를 달고 워킹하는 모델들에게 말춤까지 가르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그를 위해서라도 빅토리아 시크릿 출연을 진심으로 바란다.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
미국 미식축구 리그(NFL)의 챔피언을 결정하는 스포츠 축제 슈퍼볼. 지난 2월 2012 슈퍼볼에는 마돈나가 공연을 펼쳤고 이를 1억 1400만 명이 시청했다. 슈퍼볼이 가지는 영향력만큼이나 세계가 주목하는 무대가 되는 이 하프타임쇼에 단독으로 오른 역대 뮤지션들에는 마이클 잭슨, 폴 매카트니, 롤링 스톤즈 등이 있었으니,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에 싸이가 등장한다면 그야말로 싸이의 아메리칸 6甲, ‘미션 싸파서블’의 끝이다. “지금부터 갈 데까지 가볼까”했던 싸이가 정말로 갈 데까지 다 간 것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미 미국 오리건대학교의 마칭밴드가 그를 위해 기본적인 ‘강남스타일’ 하프타임 쇼 버전 커버를 마쳐두었으니, 우린 그저 슈퍼볼이 열리는 스타디움에서 그가 말춤 추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보자.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이경진 인턴기자 romm@
10 아시아 편집, 디자인. 장경진 thr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