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영규 기자】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결국 실형 1년의 중형을 선고 받았다. 곽 교육감 사태를 계기로 교육감 직선제에 대한 폐해가 커지고 있다. 일부 언론은 '대립과 갈등'의 곽노현식 교육행정이 불명예 중도 퇴진했다고 촌평했다. 곽 교육감 퇴진을 계기로 서울시교육이 '멘붕'상태에 빠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시점에서 경기교육도 짚어 볼 필요가 있다. 경기도에는 187만 명의 유치원과 초ㆍ중ㆍ고생이 있다. 1200만 경기도민 15.6%가 학생인 셈이다. 경기교육의 '컨트롤타워' 역할은 김상곤 교육감과 경기도교육청이다.
외형상 김상곤 호(號)의 경기교육은 지난 2010년 출범 후 대한민국 혁신교육의 '선봉'으로 부러움을 사왔다. 혁신학교 운영, 학생인권조례 제정, 교권보호지원센터 개소 등 면면만 봐도 화려하다. 선진교육의 상징인 학생 인권, 교사 권리, 혁신교육 등 3박자가 나무랄 데 없이 조화된 모습이다.
그런데 경기교육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이유는 뭘까.
경기교육에 대한 외부기관의 '낙제' 평가와 열악한 교육환경에서 그 원인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지난 24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김상곤 교육감에 대한 공약이행 평가결과를 내놨다.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매니페스토본부는 16개 공약이 아직 실행되지 않고 있다며 '65점 미만'으로 D등급을 줬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16개 미이행 사업 중 13개는 올해 달성하거나 임기 내 추진하는 사업이 포함돼 있다며 평가가 부당하다고 해명했다.
도교육청은 지난 7월 교과부의 교육성과 평가에서도 3년 연속 '낙제점'을 받았다. 교과부는 이번 평가를 토대로 시도별 특별교부금을 차등 지급할 계획이다.
도교육청의 열악한 교육환경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다.
지난 2008년 이후 경기도에서 해마다 128명의 학생들이 자살하고 있다. 서울시(110명)보다 18명이 많고, 전국 최고 수준이다. 그런가하면 비가 새는 학교도 경기도에 가장 많다. 교과부에 따르면 전국에서 비가 새는 학교는 1181개 교이며 이 중 경기지역에 23.8%인 282개 교가 있다.
또 도내 기간제 교사는 전체 교사의 12.3%인 1만3844명으로 집계됐다. 기간제 교사 비중은 2008년 6.2%에서 올해 12.3%로 4년 새 2배로 늘었다.
반면 글로벌 교육을 책임 질 원어민 보조교사 배치는 전국 최하위다. 도내 2200개 학교 중 원어민 보조교사가 배치되지 않은 곳은 36.27%인 798개 교에 달한다. 원어민 보조교사 미배치율이 30%를 넘는 곳은 경기도가 유일하다.
경기교육에 대한 전열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그동안 김 교육감과 도교육청은 학생폭력의 학생부 기재를 놓고 2개월째 교과부와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 지루한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최근 교과부가 학생부 학교폭력 기재를 하지 않은 도내 학교장과 교육청 관계자 문책을 언급, '學暴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도교육청은 이에 앞서 올 초에는 경기도의회 업무보고 거부로 잡음을 낸 바 있다. 도민들은 지금 김상곤호의 경기교육 방향에 대해 걱정어린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지금도 어디선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자살을 생각하는 학생이 있고, 비가 오면 교실에 양동이를 놓고 수업을 들어야 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사실에 김 교육감이 눈을 돌렸으면 한다.
또 무상급식을 놓고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던 상황에서 솔로몬 해법을 통해 상생했던 김 교육감의 용단을 기억하며 '경기교육'에 더 매진해 주길 바라는 도민들이 많다는 사실도 기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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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규 기자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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