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본사 방문해 최지성 실장과 회동...소송 협력 방안 논의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27일 삼성전자 본사를 방문했다.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과 만나 애플과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한 지원 방안을 논의한다.
에릭 슈미트 회장은 앤디 루빈 구글 부사장과 함께 이날 오후 2시30분께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사 사옥을 방문해 삼성 최고위 임원들과 회동 중이다. 이날 미팅에는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과 신종균 삼성전자 IM담당(사장)이 참석했다. 양측은 이날 미팅에서 안드로이드 협력 관계 및 소송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측과 애플과의 소송에 대해 논의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에릭 슈미트 회장은 "애플보다는 주로 삼성전자와의 협력 관계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에릭 슈미트 회장은 말을 아꼈지만 이번 미팅에 최지성 실장이 직접 참여한 것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지성 실장은 과거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로 스마트폰 사업도 총괄했지만 이미 삼성 미래전략실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현재 삼성전자를 이끌고 있는 것은 권오현 부회장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이날 미팅에서 양측은 무엇보다도 애플과의 소송에 대한 대응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최지성 실장은 미래전략실로 자리를 옮긴 이후에도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을 직접 챙기고 있다.
에릭 슈미트 회장은 삼성전자를 방문하기 직전에 열린 '넥서스 7' 기자간담회에서도 "삼성전자와 만나 (상식적으로) 여러분이 생각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혀 애플과의 소송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에릭 슈미트 회장은 애플의 특허 소송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모바일쪽은 특허만 20만개 이상으로 특허 수가 과도하게 많다"며 "특허를 무기로 다른 제조사의 스마트폰 판매를 중단하는 것은 생태계를 망치고 혁신을 억누르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특히 혁신을 억누르는 것은 "최악의 행위 중 하나(one of the worst)"라고 말해 공격의 수위를 높였다.
이어 "특정 벤더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지만 혁신, 제품의 판매가 중단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구글은 혁신을 하며 특허소송을 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애플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애플에 대해서는 선행기술이 상당히 많이 존재한다는 것 정도만 얘기하고 싶다"고 말해 삼성전자에 대한 특허 공격에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특허 출원 이전에 다양한 선행기술이 있기 때문에 애플의 특허는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에릭 슈미트 회장은 이날 이건희 삼성 회장과는 미팅을 갖지 않는다. 이건희 회장은 이날 오후 1시30분께 퇴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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