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가수 '싸이'가 상의를 탈의한 채 말춤을 출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26일(현지시간) 빌보드 매거진인 빌보드 비즈에 따르면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메인차트 '핫100'에서 2위를 기록했다. 강남스타일은 2주 전 64위로 빌보트 '핫 100' 차트에 진입한 후 지난주 11위까지 급등, 이번주 정상을 코 앞에 뒀다. 지난 25일 싸이는 서울 삼성동 라마다 호텔에서 열린 귀국 기자회견에서 "빌보드 차트 1위를 한다면 서울시청 앞에서 웃통 벗고 말춤 추면 멋있을 것 같다"고 말했었다.
싸이는 한국대중음악 사상 최대의 역사적 기록을 연이어 터트리고 있다. '아시안 최초', '한국인 최초' 등 '최초'란 수식어를 달고 다니며, 유튜브 누적동영상도 3억뷰를 바라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K-POP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될 물꼬가 일거에 열렸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한국드라마, K-POP으로 이어온 한류 확산에 대해 '단기적', '지엽적'일 것이라는 회의적인 전망들도 나왔지만, 싸이의 '강남스타일' 하나로 한류의 든든한 지원군을 만난 격이 됐다.
특히 한류의 경제적 효과에 싸이가 미칠 영향력은 가공할만 하다. 이미 '1000억원 수입설'부터 '문화적 가치 1조원'이란 이야기가 돌고 있다. 업계는 싸이가 이달 초부터 음원 다운로드로 거둔 수익금이 약 4억원대이며 음반 수익금 및 스트리밍 등을 합산할 결우 약 8억원대의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미국진출과 동시에 그의 몸값이 10배가량 뛰면서 광고와 공연 수익료가 더해지면 연매출 1000억원대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한구현 한류연구소 소장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세계 최초로 최단기간에 이룬 성과"라며 "지금 나오는 분석보다 경제 효과는 더 클 수 있을 것이며, 지금까지 K-POP 한류 효과를 모은 것보다 훨씬 더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음반, 영상, 방송프로그램, 드라마와 함께 관련상품 수출, 관광까지 간접적인 부분까지 합한다면 예상보다 더 큰 경제적 파급효과를 낳을 것이란 추정이다. 한 소장은 "서울 관광에서 강북을 자주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강남도 여행하게 될 계기를 마련할 것이며, 이를 통한 부가가치가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싸이와 관련한 상품판매나 소속사 증시 등에서는 단기 성과들이 눈에 띈다. 지난 25일 종가를 기준으로 YG엔터테인먼트는 8만4500원으로 2달 전 4만7600원보다 2배 상승했다. 이에 지분의 35.7%(356만9554주)를 보유한 YG엔터테인먼트의 최대 주주 양현석의 주식보유액은 1300억원이 증가해 연예인 최대 주식부자로 이름을 올렸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 이베이를 통해 한류 가수들과 관련된 상품들의 판매 추이를 조사한 결과, 싸이의 인기가 고조된 최근 한 달간 각종 한류 스타들의 친필 사인 상품 종류가 전월 대비 40% 가량 증가한 450개 가량 올라 있는 상태다.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에 따르면 한류의 경제유발효과는 2009년 3억9600억원, 2010년 4조9824억원, 2011년 6조원에 이르며 올해는 1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싸이 효과로 이 전망치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파급효과 규모는 영화,방송,게임,음악,서적,관광,의류,화장품,액세서리,휴대폰,가전,자동차,식음료 등 한류가 영향을 끼친 각 분야별 판매량과 간접효과를 포함해 계산한 것이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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