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원 제출 공식 문서에서 감정 드러내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애플이 '배심원 비행' 논란을 제기한 삼성전자를 '천박하다'고 비난하는 등 막말을 쏟아냈다.
26일(이하 현지시간) 특허 전문 블로그 포스 페이턴츠에 따르면 애플은 25일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삼성전자의 재심 요청은 '근거 없고 천박한(baseless and frivolous)' 주장"이라며 격하게 반응했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새로운 재판을 요구한 데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았지만 삼성전자의 행동에 석연치 않은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배심원의 정보를 고의로 언론에 흘렸다고 의심하고 있다. 보안을 유지해야 하는 자료는 외부 공개가 금지된 상황에서 호건의 과거 행적이 노출된 책임을 삼성전자에 돌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논란의 핵심과는 무관하다는 지적이다. 문제의 본질은 호건이 배심원장으로서 자격이 있느냐 없느냐이기 때문이다. '천박하다'는 표현을 쓴 애플의 대응이 지나치게 감정적이라는 비판도 있다. 그만큼 배심원 비행에 대해 내부적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강경한 대응으로 배심원 평결이 무효화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전략이 숨어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논란의 중심에 선 호건은 지난 1993년 하드디스크 전문 업체 시게이트와 소송을 벌였다가 개인 파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게이트는 지난해 삼성전자의 하드디스크 부문을 합병하는 등 삼성전자와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업체다. 호건은 이번 재판의 배심원으로 뽑히면서 열린 심문 선서 때 이 같은 사실을 밝히지 않아 자격 논란과 평결의 유효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법원에 평결 불복 의사를 전하면서 새로운 재판을 요구했다. 앞서 호건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편향적인 입장을 드러내 논란을 낳은 바 있다. 그는 삼성전자에 10억4939만달러(약 1조2000억원)라는 거액의 손해배상금액을 부과한 이유에 대해 "삼성전자에 충분히 뼈아픈 고통을 주길 원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배심원 지침은 '손해배상액 책정은 특허권자에게 적절한 금전적 보상을 함으로써 특허권자를 보호하기 위함이지 특허 침해자를 처벌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명시돼 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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