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미국 동부의 7개 명문 대학인 ‘아이비리그’를 졸업한 것 보다 공립대학 출신들이 등록금 대비 보수가 더 쏠쏠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비 대학 출신들이 졸업 후 조금 더 두둑한 월급봉투를 받았지만, 최근 대학 등록금이 급격히 올라가면서 취업 후 등록금 본전을 뽑는 것은 수업료가 저렴한 공립대학 졸업생들이었다.
미국의 경제전문매체인 마켓워치는 50개 미 대학교의 4년간 등록금과 졸업 후 연봉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25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이번 조사는 마켓워치가 연봉정보회사 페이스케일(PayScale)로부터 3500만명의 근로자 보수 정보를 넘겨받아 연봉과 대학교 등록금의 차이를 비교한 뒤 점수로 바꿔 순위를 매겼다. 점수가 높을수록 등록금 대비 연봉 수준이 높은 것이다. 대학 졸업 후 3년 안에 취업한 최근 졸업자의 평균 연봉과 15년 이상 근무자의 평균 연봉도 함께 비교했다.
그 결과, 공립대학 졸업자들이 등록금 대비 보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아주 애틀란타에 있는 조지아공과대학이 202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 대학은 2009년 기준 4년간 등록금이 8만7810달러(9847만원 상당)였고, 최근 졸업생 평균 연봉은 5만9000달러(6616만원)였다. 이 대학을 졸업한 뒤 15년 이상 근무한 사람들의 평균 연봉은 10만2000달러(1억1438만원)로, 이들의 대학교에 다니던 1997년 기준 4년간 등록금 3만249달러(3392만원)의 3배가 넘었다.
특히 등록금 회수 비율 순위에선 20위권에 포함된 사립 대학교는 프린스턴대(18위) 한 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19개는 모두 공립대가 싹쓸이했다. 공립대학의 평균 점수는 134점으로 아이비리그 88점 보다 훨씬 높았다. 공립대학 최근 졸업생의 평균 연보수는 4만7790달러였고, 15년 이상 경력의 졸업생 평균 연봉은 8만7257달러로 집계됐다.
아이비리그 출신들의 초봉은 다른 사립대 졸업생 보다 9%가 많았다. 또 졸업 후 15년이 지난 30대 졸업생의 경우에는 연봉 격차가 14%로 벌어졌다. 하지만 아이비리그 졸업생은 학위를 얻기까지 사립 대학생 보다 4배 이상 많은 비용이 들어갔다. 보수가 많은 만큼 지출 또한 컸다는 의미다.
아이비리그의 4년간 등록금은 14만 달러에 달했다. 아이비리그 최근 졸업생이 일 년간 벌어들인 수입은 5만3750달러로 등록금의 39%에 불과했다. 반면 공립대 졸업생은 매년 6000달러를 적게 벌었지만 이들의 연봉은 등록금의 52% 가량은 만회했다. 15년 이상 경력의 졸업생의 경우에도 아이비리그 출신의 자금회수 비율은 137%에 불과했지만, 공립대 졸업생은 216%로 훨씬 회수율이 높았다.
지연진 기자 gyj@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