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상주 상무가 2부리그 강제 강등에 항의하며 시즌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와 함께 승강제를 포함, K리그의 향후 행보에도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국군체육부대 정훈공보실은 13일 프로축구연맹에 공문을 통해 "올 시즌 남은 14경기에 출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더불어 "다음 시즌부터는 아마추어 대회에 나가겠다"라며 2부리그 출전까지 거부했다.
당장 스플릿 후반기 일정이 문제다. 상주가 빠지면서 그룹B의 비정상적 운영이 불가피해진 까닭이다. 연맹 경기·심판 규정 4장 제33조(잔여 경기 포기)에 따르면 리그 경기의 3분의 2 이상을 치른 뒤 잔여 경기를 포기할 경우 과거 경기 기록은 인정되데 잔여 경기는 모두 0-2패로 처리된다.
따라서 상주의 전반기 성적은 그대로 유지된다. 동시에 그룹B(전반기 9~16위)의 나머지 7개 팀은 각각 예정된 상주와의 두 차례 경기를 뛰지 않고 승점 6점씩을 똑같이 챙기게 된다.
산술적으로는 리그 순위 판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듯하다. 허나 매 라운드 한 팀은 사실상 경기를 치르지 않게 되는 탓에 컨디션 조절 및 일정 소화에 적잖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후반기가 시작하기 전부터 맥이 빠지는 것도 어쩔 수 없다.
아울러 내년도 2부리그 구성팀 가운데 하나가 줄어들게 됐다. 당초 연맹은 K리그 강등 두 팀과 프로 전환을 원하는 내셔널리그팀, 여기에 신생팀과 경찰청을 더해 2부리그를 창설할 계획이었다. 그러잖아도 2부리그 구성에 애를 먹고 있는 연맹으로선 적잖은 부담이다.
상무의 아마추어 행은 선수들에게도 큰 타격이다. 일단 프로선수들의 병역 이행 자체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프로선수라도 상무에 입대하면 아마추어 신분이 되기 때문이다. 상무가 K리그에 편입된 2003년 이전에도 그랬다.
문제는 경기력 유지다. 아마추어팀으로 나설 수 있는 경기는 사실상 전국체전 정도뿐이다. 1년에 공식경기를 10차례 치르기도 버겁다. 매주 K리그 경기를 치르던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지금 뜨는 뉴스
실업인 내셔널리그로의 전환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2부리그 창설과 더불어 내셔널리그는 사실상 3부리그가 된다. 그만큼 전체 수준이 하락한다. K리그 시절과는 비교가 될 수 없는 셈이다.
나아가 상무의 보이콧 사태를 통해 연말 승강제에 대한 잠재적 불안감도 싹트고 있다. '강제강등'이란 표현이 사용되었지만, 사실 상무의 2부리그 행은 2010년 상주가 K리그에 들어올 때부터 정해진 약속이었다. 그럼에도 협약대로의 이행에 반발해 시즌 보이콧과 아마추어 행까지 불사했다. 연말 강등팀이 정해졌을 때 같은 모습이 재현될 수 있다. 자칫 "2부리그로 갈 수 없다"라며 팀 해체까지 운운할 경우 승강제는 또 한 번 휘청하게 된다.
전성호 기자 spree8@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