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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레이어 스님, 이번엔 '면도날'로 대형 설치작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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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레이어 스님, 이번엔 '면도날'로 대형 설치작품을? 정산김연식 작가가 '쿠스타프 말러의 몽유도원도'를 작업하고 있는 모습. 이 작품은 세로 2m40cm에 가로 1m가 넘는 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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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승려, 사찰음식전문가, 재즈피아니스트, 미술가로 활동중인 정산김연식(정산-법명, 김연식-속명·남·66) 작가가 이번엔 면도날로 대형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말러의 교향곡 9번'을 해석한 것으로 세로 2m40cm, 가로 11m가 넘는 대작이다. 작품 제목은 '구스타프 말러의 몽유도원도'. 특히 이번 작품에는 4만여개의 면도날이 3cm 간격으로 빼곡하게 채워져 있어 눈길을 끈다. 이 중 10분의 1 정도는 매니큐어로 색을 입혔다. 전체 이미지는 안견의 '몽유도원도'의 인상을 차용했다.


또 다른 면도날 설치작품으로 말러의 2번 교향곡 '부활'을 재해석한 2m 규모의 구체(球體) 형상의 작품도 함께 등장한다. 공중에는 3cm 간격으로 매달린 1400가닥이 지름 1.5m의 원을 형성하며 가닥의 1cm마다 3만여개의 면도날이 달려 서로 금속성 빛을 발하며 '인드라망 효과'를 발산한다.

정산 스님은 "똑같은 칼이라도 강도가 들면 죽음의 칼, 요리사가 들면 맛있는 칼, 의사에겐 생명의 칼, 여인의 가슴속에 담기면 정조의 칼"이라면서 "말러의 음악에 대한 일방적인 편견보다 어떤 이에겐 죽음의 음율이 장엄하고 희망어린 메시지로도 들릴 수 있는 것과 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님은 이어 "불교적인 면에서도 이미 죽음은 또 다른 시작으로 해석하며, 이는 열반의 좋고 나쁨의 경계를 넘어선 초월한 세계로 드는 것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정산 스님이 음악에서 모티브를 찾고 불교적인 관점에서 해석해 미술 작품을 만드는 데에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이는 50여년전 출가한 승려로 우리나라 최고 사찰음식 전문가이자 재즈피아니스트라는 색다른 이력을 가진 배경과도 맞닿아있다.


1946년 전남 여수에서 출생해 1961년 부산 범어사에 입산한 그는 행자시절 음식 만드는 곳의 책임자인 '별좌', 절의 살림을 총괄하는 직책인 '원주' 생활을 계기로 전국 사찰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독특한 절 음식물을 채록했다. 이렇게 사찰 곳곳을 돌며 주변 자연풍광을 가까이 하면서 창작의 영감을 얻어 지난 2007년 첫 개인전 '관조+명상'展으로 화가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특히 그가 평면회화나 설치작품에서 채색재료로 이용하는 '매니큐어'는 작품의 독특한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와함께 스님은 출가 전 부유한 가문에서 자랐던 배경으로 어릴 적부터 피아노를 익힌 경험을 살려 재즈피아니스트로도 활동하며, 5회째 개인전에서는 '드뷔시의 달빛'을 주제로 전시를 가진바 있다.


이번 면도날 설치 작품 역시 빠르게 진행되다 늦어지고 다시 빨라지는 인생의 완급과 우여곡절, 허망하고도 고통스럽기도 한 인생을 노래한 '말러의 교향곡'을 모티브로 삼은 것이다. 구스타프 말러(Gustav Mahler, 1860~1911년)는 오스트리아 보헤미아 태생으로 교향곡 1~9번과 함께 미완성 10번을 작곡했다. 말러는 낭만주의 시대 작곡가로 슈베르트 등 작곡가들이 즐겨 사용하던 가곡형식의 선율을 우위에 두고 있다.


정산 스님은 "말러의 음악의 어디선가 들어 본 듯 익숙한 음, 귀를 고통스럽게 하는 불협화음, 거기에 밑바탕을 이루는 장송곡 같은 무거운 음의 조화는 마치 구도자의 걸음걸이를 연상케 한다"면서 "숨도 크게 쉴수 없는 팽참감과 어디에도 비교할수 없는 고요함, 세상 자체를 잊게하는 나른함과 함께 샘솟는 듯 퍼지는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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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스님은 설치작품에서 성냥갑, 편백나무 큐브 등을 이용해 대작들을 선보인바 있다. 이번 6회 개인전에서 활용된 7만여개의 면도날 중 5만여개는 국내최대 칼 제조업체 도루코가 기증한 것이다.


이번 전시는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1층에서 오는 12일부터 24일까지 열린다. 면도날 작품외에도 말러의 교향곡 '대지의 노래'를 수만개의 성냥갑으로 표현해 낸 대형설치 작품과 함께 평면회화 등 총 30여점이 선보여진다.




오진희 기자 valer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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