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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 요보비치 “10년 동안 <레지던트 이블>을 찍으며 좀비 악몽을 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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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 요보비치 “10년 동안 <레지던트 이블>을 찍으며 좀비 악몽을 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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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레지던트 이블 5: 최후의 심판>(이하 <레지던트 이블 5>)은 본격적으로 화력을 올리기 전 예열의 시간을 가진다. 극 초반 인류를 구하려는 앨리스(밀라 요보비치)가 처한 상황과 바뀐 그녀의 상태, 그동안 사라졌던 캐릭터들과 인물들의 관계가 압축적으로 지나간다. 다섯 번째 시리즈가 자신만의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지난 4편의 과거를 정리해야할 만큼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는 방대한 세계가 되었다. 2002년 첫 선을 보일 당시, 좀비들을 쏴 죽이는 비디오 게임에서 출발한 영화가 이렇게 오랫동안 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을 것이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시리즈를 이끌어온 동료이자 “아내가 내 동안의 비결”이라고 할 만큼 다정한 부부인 밀라 요보비치와 폴 W.S. 앤더슨 감독이 지난 4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다음은 직접 준비해온 한국어 인사말을 연신 건네고, 한국 걸그룹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던 상냥한 밀라 씨와 함께 한 현장이다.

<#10_QMARK#> 영화에서 모성이 중요한 테마로 새롭게 작용했다. 실제 딸을 키우고 있는 배우 본인의 입장이 반영된 것인가.
밀라 요보비치:
폴과 나 사이에 아이가 있다는 것이 각본을 쓰는 폴에게 영감을 준 것 같다. 이번 영화에서 앨리스는 더 이상 초능력도 없고, 엄브렐라 사(社)의 조종에서도 벗어났다. 여기에 엄마가 된다는 요소가 생기면서 캐릭터가 더 깊어질 수 있었다. 그래서 전 세계의 여성들이 좀 더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엄마인 여성 관객들은 더욱 그럴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요소를 앨리스에게 부여하게 되어서 좋다.


“끊임없이 영화에 대한 얘기를 할 수 있는 건 부부이기 때문”


밀라 요보비치 “10년 동안 <레지던트 이블>을 찍으며 좀비 악몽을 꿨다”

<#10_QMARK#> 시작부터 지금까지 앨리스는 늘 좀비나 엄브렐라 사 등 상대를 바꿔가며 싸워야만 했다. 궁극적으로 앨리스는 무엇을 위해 싸우는 것일까.
밀라 요보비치:
나는 스스로를 충직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약속을 하면 꼭 지켜야 하고. 그런 면에 있어서 앨리스는 더 그렇다.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면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인물이고, 그 점이 멋지다. 앨리스가 싸우는 이유는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서기도 하고 과거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남아있는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싸우려고 한다. 앨리스는 사악한 엄브렐라 사를 없애려고 혼자라도, 죽더라도 끝까지 싸울 것이다. 내 생각에 앨리스는 싸우다 죽을 것 같다. 물론 폴이 각본을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있지만. (웃음)

<#10_QMARK#> 부부가 함께 영화를 만드는 것은 어떤가. 작업하면서 남편이 원망스럽거나 아내가 다치지 않을까 걱정스러운 순간은 없었나.
밀라 요보비치:
폴과 나는 10년이 넘도록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를 만들면서 가정을 꾸렸다. 남편과 일을 하는 게 좋고, 딸을 데리고 다니면서 일을 할 수 있어서 가정을 유지할 수 있었다. 엔터테인트먼트 업계에 있으면 대개 가족들이 함께 있기가 힘든데 우리는 운 좋게 같이 다닐 수 있었다. 물론 힘들 때도 있다. 촬영할 때면 폴은 하루에 24시간을 일하고, 배우인 나는 15~16시간을 일하기 때문에 당연히 힘들다. 집에 오면 폴은 피곤한데 나는 “내일 뭘 하지? 앞구르기를 할까? 뒤구르기 할까?” 이러니까 폴이 “이제 좀 그만하라”고 얘기할 때도 있다. (웃음) 폴과 나는 음과 양 같아서 서로를 보완해준다. 폴 덕분에 나는 좀 더 침착해지고 말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늘 끊임없이 영화에 대한 얘기를 할 수 있는 것도 우리가 부부이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폴 앤더슨과 밀라 요보비치의 집에서는 <레지던트 이블>이 단연 최고의 대화 주제다.
폴 W.S. 앤더슨 감독: 물론 밀라와 일하는 것은 기쁘다. 어느 감독이라도 그녀와 함께 일하고 싶어할 것이다. 그녀는 영화에 100퍼센트 헌신한다. 특히 대역 없이 액션을 한다고 해서 내가 말릴 때가 있다. 온몸이 멍투성이가 되어서 돌아온 적도 있었다. 한 번은 손을 다쳐서 아이스팩을 들고 있길래 많이 다쳤나고 물어봤다. 밀라는 괜찮다고 테이크를 한 번 더 가자고 했지만 손 안에 골프공이 들어있는 것처럼 부어있더라. 하지만 우리가 <레지던트 이블>을 찍으면서 처음 다친 사람은 나다. 격투 신 연기 지도를 하는데 밀라가 진짜로 날 쳐서 눈에 멍이 굉장히 심하게 들었다. 같은 날 다른 장면을 연습하다가 촬영감독의 얼굴에도 펀치를 날려서 감독과 촬영감독이 멍든 눈으로 돌아다닌 적이 있다. (웃음)


<#10_QMARK#> 영화가 공개되면 앨리스가 엄브렐라 사의 취조실에 갇혔을 때 입었던 의상이 화제가 될 것 같다.
밀라 요보비치:
사실 <레지던트 이블>의 모든 의상은 내가 디자인했다. 디자인 드로잉을 보여주면 폴이 승인을 하는데 패션에 대한 디테일에는 좀 무딘 편이라 폴에게 “의상은 내가 알서 할게”라고 하는 식이다. (웃음) 취조실에서 입었던 하얀색 가운은 1편에 나왔던 것을 그대로 썼다. 1편에서 앨리스가 입었던 가운을 똑같이 재연하면 시리즈의 팬들에게 특별한 재미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폴 W.S. 앤더슨 감독: 그 의상은 프로듀서가 제일 좋아하는 의상이다. 옷이 몸을 거의 가리지 않고 작아서 하나 만드는데 1달러밖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웃음)
밀라 요보비치: 물론 폴은 패션 말고 다른 것에 있어서는 디테일에 굉장히 집착한다. 준비를 하고 촬영을 하고 어떻게 찍을지를 생각하는데 24시간을 쓴다. 정말 믿기 힘들 정도다. 오늘 뭐했냐고 물어본 뒤 폴의 얘기를 들으면 두통이 생길 지경이다. 절대로 감독을 하지 않겠다고 생각한 건 폴 때문이다. (웃음)


“지옥행 엘리베이터를 타게 될 것”


밀라 요보비치 “10년 동안 <레지던트 이블>을 찍으며 좀비 악몽을 꿨다”

<#10_QMARK#>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5편의 영화에서 엄청나게 강한 앨리스로 살아왔다. 여전사를 연기하는 것이 실제 생활에도 영향을 끼치나.
밀라 요보비치:
물론이다. 10년 동안 좀비 악몽을 꿨다. 실제로 내가 꿨던 악몽에서 폴이 영화에 관한 아이디어를 얻기도 했다. 삶에도 실제적으로 큰 영향을 끼쳤는데, 나는 스스로를 군인이라고 생각한다. 앨리스를 연기하려면 여러 가지 규율을 지켜야하고 최고가 될 때까지 연습을 해야 한다. 아마 배우가 안 됐다면 멋진 군인이 되지 않았을까. (웃음) 또 앨리스 덕분에 더 좋은 사람이 된 것 같다. 오랫동안 훈련을 하고 규율을 지키면서 집중력도 커졌고, 육체적으로도 강해졌다. 출산 후에 살이 많이 찐 적이 있는데 이 시리즈에 출연하면서 신체를 단련시킬 수 있었다. 무술을 좋아하는데 정신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밤에 잘 때 폴 하고 나 사이에 막대기를 두고 잔다. 한밤중에 누가 침입하면 때려주려는 건지, 왜 그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러면 훨씬 안전한 기분이 든다. 그건 확실히 앨리스의 영향인 것 같다. (웃음)


<#10_QMARK#> 이번 영화에서 도쿄가 중요한 공간으로 등장하고 도시 전체에 재앙이 내리기도 한다. 실제 쓰나미로 인한 일본의 비극과 겹쳐지면서 그 사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텐데.
폴 W.S. 앤더슨 감독:
작년에 일본에서 있었던 일은 굉장히 비극적인 사건이다. 밀라와 나는 일본에 자주 왔었고 일본과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크게 상심했다. 사건 발생 이후에 일본 국민이 보여준 국민성에 감탄했는데, 그런 규모의 재앙이 미국이나 영국에 생겼다면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강력한 힘이나 국민성을 보여줄 수 있었을까. 아마 그러지 못했을 거다. 그리고 우리는 쓰나미, 지진 발생 후에도 일본에 와서 그들을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많은 배우들이 일본에 오지 않을 때 도쿄영화제에도 참석했다. 사실 쓰나미 이후에 도쿄를 영화에서 다루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서 논의했는데 이미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에서 일본은 큰 역할을 차지하고 있고, 영화에 등장하는 도쿄는 실제 도쿄가 아니라 세트라는 설정이어서 수정하지 않고 진행했다.


<#10_QMARK#> 다음 시리즈에 대한 계획이 있나.
밀라 요보비치:
우리 딸이 아직 어려서 <레지던트 이블 17>까지는 나와야 딸이 출연할 수 있지 않을까. (웃음)
폴 W.S. 앤더슨 감독: 영화를 찍을 때 그 영화에만 집중을 하지 다음 편을 생각하지는 않는다. 우리의 모든 에너지와 영화에 대한 열정을 각 편에 쏟아 넣고 있다. 물론 운이 좋아서 다음 편을 만들게 된다면 클라이막스를 향해 갈 것 같다.
밀라 요보비치: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는 자연스럽게 커왔다. 스튜디오에서 매년 찍어내는 것이 아니고 폴이 아이디어를 얻어야 시작될 수 있었다. 언제 다음 편을 할지도 전혀 몰랐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시리즈가 클 수 있었다.
폴 W.S. 앤더슨 감독: 우리는 반복하는 걸 싫어한다. 그래서 이번 영화에서도 교외에서 엄마로 살고 있는 앨리스가 남편, 아이와 함께 등장했다. 그런 앨리스의 모습은 전 편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시리즈가 반복을 하면 그것이 바로 시리즈의 종말이라고 생각한다. 밀라가 얘기했듯이 스튜디오에서 매년 찍어내기 시작하면 그 시리즈는 더 이상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앨리스같이 반복되는 요소도 있지만 우리는 매 편을 신선하게, 다른 내러티브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그 점이 할리우드 메이저 시리즈와 다르다고 본다. 대개 스튜디오는 전 편이 잘됐으면 전 편과 똑같은 요소를 새로운 영화에 집어넣고 싶어 한다. 그러나 성공적인 시리즈를 위한 비결은 그것이 아니다. 우리는 영화 한편 한편에 집중해서 찍었기 때문에 관객들은 전편들을 보지 않았거나 게임을 접하지 않았더라도 5편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아마 지옥행 엘리베이터를 타게 될 것이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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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소니픽쳐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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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도쿄=이지혜 seven@
10 아시아 편집. 김희주 기자 fiftee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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