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5연승 대세론에 불구 첫 누적득표 50% 미만
손학규 양강구도로 추격 발판 확보
김두관 전북 경선서 4위로 주저 앉아
정세균 호남의 아들 저력 확인하며...전북 2위 이변
[전북 전주=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전북의 선택은 절묘했다. 문재인 후보에게 5연승을 선물하며 대세론에 힘을 실어주면서도 비문재인 주자의 결선투표제 진출을 위한 희망의 불씨도 살렸다.
1일 전주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전북 순회경선 결과는 양면적이다. '문재인 5연승'으로 대세론을 이어가는 한편 문 후보의 누적득표율이 45.67%를 기록하며 결선 투표제로 가는 문을 열어뒀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전북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북 경선에서 선거인단 유효득표수 4만3353명 가운데 1만 6350명(득표율 37.54%)를 얻어 1만1556표(26.53%)를 얻은 정세균 후보를 제쳤다. 3위는 손학규 후보가 1만1093표(23.4%), 김두관 후보는 5454표(12.52%)를 얻어 4위로 주저앉았다.
문 후보의 거침없는 5연승이다. 제주, 울산, 강원과 충북에 이은 승리로 5연전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대세론 굳히기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그러나 누적 득표율은 처음으로 50%대를 넘지 못했다.
문 후보의 누계 득표율은 제주 59.8%, 울산 57.3% 강원 55.3%. 충북 52.2% 전북 45.7%로 경선을 치를 때마다 떨어지고 있다. 이로써 결선투표제 실시될 가능성은 점점 높아져 비문주자들은 결선투표가 치러질 가능성에 대해 희망을 품게 됐다. 순회 경선에서 1위 득표율이 50%에 이르지 못하면 1,2위 후보가 결선 투표를 치뤄야 한다.
전북 경선의 결과로 손학규 후보측은 확실하게 양강 구도를 굳혔다는 분위기다. 손학규 후보는 이날 3위를 차지했지만 누적 합산으로 26.69%(2만4916표)를 기록해, 문 후보의 누적 득표 '과반'을 강원에 이어 두번째로 저지했다. 손학규 후보로선 일단 문 후보의 과반 달성을 막아 역전드라마를 쓸 수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
손 후보 측 김유정 대변인은 "다시 뜨거운 희망의 불씨가 타올다"며 "시련 속에서 더 단단해 지듯이 전북에서 주신 사랑을 안고, 민생과 통합을 위한 인동초가 되어 끝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재인 후보 캠프는 이날 승리로 호남 아킬레스건을 극복하고 '대세론'을 확인했다는 평가다. 문 후보도 승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역적인 연고가 없는데도 저를 선택하고 지지해주신 우리 전북도민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반드시 정권교체 해내는 것으로 보답드리겠다"고 말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김두관 후보 캠프다. "호남이 김두관을 살려야 민주당을 살릴 수 있다"며 호소만 전략은 통하지 않았다. 3차 경선때까지 손 후보와 불과 940표 차이로 뒤졌지만 5차인 전북 경선에서 4위로 주저앉았다. 누적 득표로 살펴보면 정세균 후보가 호남에서 선전하면서 3위 김 후보와 정 후보의 격차는 342표까지 줄어들게 됐다.
이날 연설회에서는 문재인·손학규 후보의 신경전은 치열했다. 대부분의 연설을 친노 비판에 할애한 손 후보는 "당이 공중분해 위기에 처했다"며 "더 직접적으로 말해 친노 패권주의가 당을 이 지경에 만들었고 정권교체 희망을 가물가물 하게 만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과연 친노 패권세력과 그 대표는 노무현 정신을 가지고 있는지 엄중히 묻지 않을 수가 없다"며 "오직 공학적 술수 다시말해 꼼수로 자기들만의 종파주의적 집권을 하겠다는 얕은 역사 퇴행적 사고가 아니고 무엇이냐"며 비판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이번 경선 과정에서 저희들이 보여준 모습은 우리 당이 변하지 않고 있다는 슬픈 자화상"이라며 "이제는 달라져한다. 국민과 함께 가는 정치, 국민들 말에 귀 기울이고 손을 잡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제 저 문재인은 우리당의 후보 경쟁을 넘어서 우리당의 변화, 우리 정치의 개혁, 그리고 정치교체의 선봉장으로 나설 것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손 후보의 '친노패권 주의' 발언을 두고 문재인 캠프는 '당내 경선에서 도를 넘었다'며 격앙했다. 문재인 캠프의 한 관계자는 "손 후보의 연설은 친노 패권세력 발언은 당의 화합을 위해서 바람직 하지 않다"며 "손학규 후보의 선전을 위해서 정도를 지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경선 열기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경선이 흥행몰이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선거인단이 10만명이 참여해서 화제를 모은 전북 경선 투표율은 45.51%에 불과했다. 모바일 투표 공정성 논란을 빚은 제주 경선 (55.3%)보다 저조해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당 지도부에 대한 불신과 불공정 경선 관리에 대한 의구심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경선은 당원들의 비난과 야유 속에서 시작했다. 이해찬 대표와 임채정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입장하자 1000여명의 청중들은 "우우우"라며 야유를 보냈다. 특히 손학규·김두관 측 지지자들은 "똑바로 하라", "이해찬 임채정 사퇴하라"며 야유와 고함을 퍼부었다.
한편 민주당 대선 경선은 2일 인천(2만4000명) 4일 경남(4만1388명) 6일 광주전남(광주 7만4388명 전남6만4937명)에서 중반 레이스를 이어간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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