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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노스탤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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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노스탤지어 아메리칸 노스탤지어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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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요즘 빠져서 보는 TV프로그램 가운데 <아메리칸 피커스(American Picekers)>와 <폰스타(Pawn Stars)>가 있다. <아메리칸 피커스>는 미국 전역을 돌며 쓸 만한 고물을 헐값에 사서 이문을 남기고 되파는 고물수집가 얘기다. 이들은 “남들 눈엔 쓰레기지만, 우리 눈엔 돈줄이죠”라며 남다른 감식안을 자랑한다.

이들이 눈독 들이는 건 1920년대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의 녹슨 프레임이나, 1940년대 코카콜라의 사인보드, 1950년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설치됐던 껌 자판기 따위다. <폰스타>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삼대(三代)째 이어오는 전당포 이야기다. ‘라스베이거스’라는 지명에서 연상되듯,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기기묘묘한 물건들을 들고 가게를 찾는다. 미국 초대 대통령 워싱턴을 기념하는 수공예 은단추, 1940년대 쉐보레 컨버터블, 컨트리 음악의 대부 윌리 넬슨의 사인이 있는 1950년대 빈티지 마틴 기타 등등.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이들이 단지 오랜 세월이 흘렀다는 이유만으로, 중고품을 매입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일례로 자주 등장하는 대화 유형이 이렇다. “1940년대에 만든 이 물건은 다시 만들 수 없는 명품입니다. 중국산과는 다르죠.” “1950년대 세라믹 간판은 최고였죠! 장인이 손길이 구석구석 느껴집니다.” “아, 이런 피아노가 다시는 나올 수 없다는 게 슬프네요. 대량 생산 시스템이 오히려 명품을 사라지게 했어요.”


나는 이 프로그램을 보며, 전 세계가 열광했던 전성기 ‘미제’ 물건의 매혹에 대해 새삼 깨닫는다. 아마 이 프로그램을 보는 미국인들도 그럴 것이다. 이제는 아득한 옛날이 된, 미국 산업주의의 전성기. 누구나 아는 것처럼, 오늘날 미국 명품은 수많은 일자리와 함께 사라졌고 마트에는 죄다 중국산만 즐비하다. 미국인들의 노스탤지어는 어쩌면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른다.

지난 8월 30일, 미국 대통령후보 공화당 전당대회가 막을 내렸다. 대통령 후보는 미트 롬니가, 부통령 후보는 폴 라이언이 각각 후보지명을 공식 수락했다. 미트 롬니는 보수적 색채가 짙은 모르몬교도다. ‘일부다처제’ 허용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그 종교다. 롬니 후보의 색깔을 보여주는 단서는 또 있다.


외교·안보 분야 참모진 24명 중 17명이 부시 행정부 출신인데, 코헨 전 국무부 차관은 이라크 전쟁 발발에 깊숙이 관여했고, 코퍼 블랙 전 블랙워터 회장은 부시 행정부에서 대테러 업무를 도맡았다. 참모진 대부분이 보수·강경파다보니, 언론에서 ‘네오콘(neocon)’, 즉 팍스아메리카나 추종자들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것이 비누거품처럼 유약해보이기만 했던 ‘아메리칸 노스탤지어’의 어두운 이면일까? 미국인들은 1970년대를 풍미한 자기네 영웅, 슈퍼맨을 21세기에 와서 애타게 찾고 있는 듯하다. 그 소환 마법은 성공할까? 적어도 한 가지 분명한 건, 어릴 적 먹었던 미제 초콜릿이 더 이상은 맛이 없다는 거다.
컨텐츠 총괄국장 구승준


<ⓒ 이코노믹 리뷰(er.asiae.co.kr) - 리더를 위한 고품격 시사경제주간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코노믹 리뷰 구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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