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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보호무역 '한국 잔혹사'…코오롱, 對 듀폰 패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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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소송서 20년 판금조치
美 '자국기업편들기'에 국내 기업들 위축 우려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미국 내에서 진행된 코오롱의 듀폰전 소송 완패는 삼성·애플 특허전에 이어 섬유산업 소송에서도 결국 미국의 대선 전 형성된 보호무역·민족주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삼성과 코오롱에게 부과된 1조원 안팎의 배상과 코오롱의 상품 판매금지가 향후 다른 소송의 바로미터로 여겨지지는 않을지 우리 기업들 사이에 우려감이 고조되고 있다.

31일 재계는 미국 버지니아 동부법원이 코오롱의 아라미드 섬유 헤라크론에 대해 전 세계적 생산·판매금지를 판결하자 일제히 우려를 표명했다. 법률 및 사실관계를 떠나 미국의 일방적인 자국 기업 편들기가 지속될 경우 세계 제1의 소비시장인 미국에서 국내 기업들의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코오롱 측이 제기한 '일방적 판결'의 핵심은 법원의 선택적 태도다. 코오롱의 “1979년부터 독자적으로 아라미드 기술을 개발해왔고 듀폰 측이 주장하는 영업비밀들은 유효기간이 만료했거나 이미 공개된 특허”라는 합리적 주장은 배제된 채 듀폰 측의 주장만 수용했기 때문이다.

코오롱은 “그동안 재판 과정에서 우리가 주장하는 증거들이 충분히 심리되지 않는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는 앞선 평결 사례인 삼성과 애플의 경우처럼 미국 법원의 일방적인 자국 기업 편들기로 볼 수밖에 없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듀폰의 소송 의도가 후발 주자의 시장진입 제동이라는 점도 미국 법원의 공정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아라미드 섬유 제품은 미국의 듀폰과 일본의 데이진이 전 세계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고 미국 시장의 경우 듀폰이 80%가 넘는 시장 독점적 지위에 있다. 결국 세계 3번째로 독자적인 아라미드 기술을 개발한 코오롱이 보다 저렴한 제품으로 이 같은 독점 구조에 도전장을 던진 게 소송의 발단이 됐다.


코오롱 측 변호인인 제프 랜들(Jeff Randall) 변호사는 “불행히도 듀폰은 소송에 의지해 아라미드 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을 막으려 하고 있다”며 “이번 판결은 세계 시장에서 공정하게 경쟁해 소비자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권리를 빼앗는 것”이라고 말했다.


1조원(9억1990만달러)에 육박하는 과도한 배상금액의 산정 기준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 금액은 코오롱의 실제 관련 제품 수출액의 300배를 넘는 수치다. 코오롱은 “듀폰 측은 자신들이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기술에 대한 실제 손해액의 명확한 근거는 제시하지 않은 채 지난 30년 동안 듀폰이 아라미드 기술에 지출한 연구개발 비용 추정 금액을 청구했고 배심원과 재판부는 이를 그대로 수용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독자적 기술 개발 이후 2006년부터 미국 시장에 자사 아라미드 제품인 헤라크론 판매를 시작, 5년 동안 30억원을 수출했다”며 “결국 잘못된 이론과 논리에 근거한 손해배상액 산정으로, 설사 듀폰이 입을 수 있는 잠재적 피해를 가정하더라도 터무니없이 높은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코오롱의 아라미드 개발시점은 197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소속이었던 고(故) 윤한식 박사가 코오롱의 지원으로 아라미드섬유의 국산화를 추진하게 됐다. 1985년 4월에는 미국 외에도 영국, 일본, 독일 등 7개 나라에 특허도 신청했다. 다음 해 코오롱은 국내 최초로 아라미드 필라멘트사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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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회사 간 소송전은 그해부터 시작했다. 일본 데이진의 전신인 네델란드의 악조(AKzo)와 미국 듀폰이 코오롱을 상대로 특허소송을 한 것이다. 하지만 1991년 12월 유럽항소심재판소 최종판결에서 윤한식 박사의 연구가 독창적인 것임을 인정해 특허권행사를 계속 할 수 있었다.


코오롱은 이날 듀폰과의 소송 패소 소식에 주가가 하락했다. 31일 10시35분 현재 코오롱은 전일보다 300원(1.36%) 내린 2만1950원에 거래 중이다. 6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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