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세일·3만원 이하 실속형 즐비
-편의점서 캠핑용품·냉장고 팔기도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오주연 기자]유통업체와 호텔들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추석 대목 준비에 한창이다. 하지만 예년과 달리 깊어진 불황에 올 추석에는 비싸고 화려한 상품구색은 대부분 버렸다. 대신 실속형 상품을 대폭 확대했다. 일부 업체들은 식상한 선물에서 벗어나 이색적인 제품으로 추석 특수를 노리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싸고 특이한 걸로=현대백화점은 올 추석에 가격대가 5만~10만원, 10만~15만원대로 저렴한 선물세트를 대거 준비했다. '영광 옛날굴비 실속세트'(13만원)를 업계에서 유일하게 선보인다.
홈플러스는 자사 인터넷쇼핑몰(www.homeplus.co.kr)에서 다음달 26일까지 인기 선물세트를 매일 3종씩, 총 100여 종을 엄선해 최대 50% 이상 할인 판매한다.
또한 추석 선물세트 50만원 이상 구매 시에는 5%의 추가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행사 제휴카드로 구매 시에는 구매금액의 최대 10%를 상품권으로 증정한다.
GS25는 식품 선물세트를 지난해 보다 20%나 늘린 317종류를 준비했다. 이는 전체 상품의 67% 차지하는 것으로 먹거리를 크게 강화한 것. 또 1만~3만원대 상품을 10종 늘리는 등 5만원 이하 상품 비중이 70% 차지하도록 중저가 상품을 강화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작년보다 78 종 늘린 총 422종의 추석 선물 세트를 29일부터 예약 판매한다. 지난 설 인기리에 판매한 수입가방의 품목 수를 늘리고 캠핑용품도 새롭게 선보였다. 가장 저가 상품은 '남성정장 양말 2족 세트'로 5000원이고, 최고가 상품은 'LG 양문형 냉장고'로 158만5000원이다.
이용상 CU 상품본부장은 "최근 내수시장 악화로 소비심리가 위축돼 이번 추석선물세트는 가격대비 실속 있는 제품을 선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호텔들은 고가품 출시 않는 곳도= 특급호텔들 역시 올 가을 추석선물 세트를 '실속형'으로 돌리고 있다. 지난해보다 10만원대 이하의 상품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고가의 상품은 아예 출시조차 하지 않는 곳들도 있다.
여의도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서울은 올 추석을 겨냥해 10만원대 이하의 상품 구색을 늘렸다. 대표적인 것이 차(Tea) 세트. 기존 1종에 불과했던 차 세트를 4종으로 확대했다. 가격은 3만3000원부터 8만원대로 모두 10만원 이하인 게 특징.
또한 이 호텔은 지난 설에 가장 비싸게 팔았던 60만원 상당의 선물세트를 올 추석에는 선물목록에서는 아예 빼버렸다. 비싸봤자 팔리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번에 가장 비싼 기성품은 38만원짜리 꽃등심 스테이크 세트가 전부다.
강남 르네상스서울호텔은 추석선물 세트를 6만5000원에서 54만원대로 지난해와 비슷한 가격대로 구성했지만 상품 종류는 두 배 가까이 늘려 선택의 폭을 넓혔다. 지난해 7종에서 올해 15종으로 확대한 것. 이 중 10만원 이하의 아이템이 6종이다. 두고두고 먹을 수 있도록 한 대용량 세트보다 바로바로 소진될 수 있도록 한 소량 세트 위주로 마련한 것이 특징.
르네상스호텔 관계자는 "많은 소비자층을 끌어모으기 위해 보다 다양한 가격대의 상품을 준비했다"며 "이를 통해 예년보다 판매량이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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