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맥도날드 경력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의 대선에 출마한 폴 라이스(42) 공화당 부통령 후보가 최근 맥도널드 아르바이트 경력을 운운하면서다.
오바마 저격수를 자청하며 11월 대선에 뛰어든 라이스는 어릴 적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뒤짚은 경력을 내세워 ‘보통 사람’ 이미지를 만드는데 주력했다. 20대에 정계로 진출한 ‘엘리트 정치인’이라는 자신의 이미지는 물론 재산이 2억5000만 달러(2800억원 가량)에 달하는 런닝메이트 미트 롬니 후보를 ‘평범한 미국인’으로 둔갑시켜 중산층의 표심을 얻고자 한 전략이었다.
폴 라이스는 전세계 수많은 체인점을 갖고 있는 맥도널드에서 근무한 경력을 가진 유명인사가 흔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전문 주간지 비지니스위크는 최근 온라인판에서 맥도널드에서 근무한 유명인 15명을 소개했다. 라이언처럼 유명 정치인부터 수 백 억 달러의 자산을 가진 기업인, 올림픽 메달리스트, 배우와 가수까지 다양한 분야에 퍼져있다.
라이언은 16살 때 맥도널드에서 일했다. 그는 지난 14일 콜로라도주 레이크우드 연설에서 “나는 어릴 적 맥도널드에서 햄버거를 뒤집는 일을 했다”며 “그 곳에서 설거지를 하고, 손님을 기다리던 그 때의 힘든 상황을 잊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공화당 소속 정치인 앤드류 카드(65)도 맥도널드 경력이 있다. 조지 W 부시 전 미 대통령의 수석 보좌관으로 일한 그는 1967년 사우스 캐롤라인에 있는 맥도날드에서 근무했다. 그는 동료에게 “맥도날드는 대단히 평등하다. 부자나 가난한 사람, 흑인이거나 백인거나 모두 같은 장소에서 줄을 서 주문을 해야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에도 맥도널드 출신이 있다. 전 애리조나 주지사인 조 커넌(66)은 1968년 노터데임대학교를 입학한 1968년부터 해군에 입대할 때까지 2년간 맥도널드에서 일했다. 맥도널드 경험이 직효로 냈던지 그는 중위에서 2003년 주지사를 지낼 때까지 고속 승진했다.
기업인 중에는 아마존닷컴의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조스(48)가 유명하다. 온라인 서점에 인생을 건 그는 현재 184억 달러의 자산가로 포브스 재산 순위 26위에 올라있다. 그는 고등학교 재학 시절이던 1980년 여름방학 기간 동안 마이애미 맥도널드에서 요리를 했다.
맥도널드 출신 유명인 중에는 유난히 가수와 배우, 방송인 등 연예계 종사자들이 많다. 미국의 ‘섹시스타’ 샤론스톤(54)은 19살 때 모델 계약을 맺기 전까지 펜실베니아 지점에서 계산원으로 근무했고, 캐나다 출신 배우 레이첼 맥아덤즈(34)도 첫 직장이 온타리오주에 있는 맥도널드였다. 그는 영국의 일간지 허밍턴 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당시 나는 너무 느렸기 때문에 문 앞에서 손님에게 인사는 일을 했었다”고 털어놨다.
영화 ‘혹성탈출’로 스타덤에 오른 제임스 프랭코(34)는 19살 때 맥도널드의 드라이브스루(drive-thru) 창가에 앉아 햄버거를 팔았다. NBC의 간판 프로그램 ‘투나잇 쇼’ 진행자인 제이 레노(60)는 고교생이던 1966년 메사추세츠주의 앤도버 지점에서 일했고, 변호사이자 ABC의 주중 토크쇼 ‘더뷰’의 공동진행자인 스타 존스(50)도 아메리카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맥도날드에서 근무했다. 그녀는 감자튀김을 뛰기다 계산원으로 승진해 근면성도 보여줬다.
2000년대 인기를 모았던 가수 핑크(33)는 필라델피아의 맥도널드 매장에서 일년간 근무했다. 그녀는 맥도널드 직원 봉급이 모델 보다 적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고백했다. 가수 씰(49)도 16살 때 2주간 맥도널드에서 일했다. 가수이자 작곡가인 다니엘 존스턴(51)은 택사스주에 있는 맥도널드 근무경험을 갖고 있다. 언론들은 그가 햄버거를 주문하는 손님들에게 자기 앨범을 줬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내놨다.
광고를 통해 맥도널드 경험을 쌓은 유명인들도 있다. 가수 메이시 그레이(45)는 10대 시절 맥도널드 근무 경험 보다 대학교 졸업 후인 1996년 맥도널드 광고에 출연한 것이 더 행운었다. 이로부터 3년 뒤 그녀는 정식 앨범을 내고 데뷔했다. 올림픽 육상 금메달리스트인 앤드류 카드도 맥도널드 광고를 찍었다. 그 역시 16살 때 맥도널드에서 일했으며, 이 때부터 ‘스피드’를 익혔다.
맥도널드 출신 중에는 미인대회 수상자도 있다. 1990년 미스아메리카 출신인 데바이 터너(debbye turner, 47)는 16살 때 수의학 공부를 위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아칸소주 맥도널드에서 일했다. 그녀는 미국 수의학자기도 하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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