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선후보 수락연설의 핵심은?
사과는 보류..구체적 대안 제시
경제민주화 의지 거듭 확인
당내 잡음 해소될지 주목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20일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로 지명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수락연설의 상당부분을 정치개혁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는 데 할애했다. 돈 공천 파문이라는 악재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도 분명히 했다. 최근 불거진 당내의 잡음이 가라앉을지 주목된다.
박 후보는 연설에서 "새누리당의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된 의혹"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뒤 "의혹만으로도 정말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당내 일각의 예측과 달리 연설에서 직접적인 사과의 뜻은 내보이지 않았다.
박 후보는 대신 특별감찰관제와 상설특검 도입을 약속하며 "(친인척과 권력형 비리에 대해서는) 사전에 강력하게 예방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돈 공천 파문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중인만큼 상황을 좀 더 지켜보되 비위 척결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함으로써 신뢰와 쇄신의 이미지를 제고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쇄신특별기구를 당내에 조직해 공천시스템을 개혁하겠다는 공약도 같은 맥락이다.
박 후보는 특히 "부패와 비리에 어느 누가 연루돼있다고 해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저와 제 주변부터 더욱 엄격하게 다스리겠다"고 강조했다.
돈 공천 파문의 당사자인 현기환 전 의원이 자신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점, 대선후보로 선출이 돼 '미래권력'에 가까워진 만큼 권력 주변부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동시에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박 후보는 "경제민주화는 국민행복의 첫 걸음"이라며 자신이 비상대책위원회 시절부터 이끌어온 경제민주화 기조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다.
박 후보는 또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함께 성장하고 비정규직과 정규직이 차별 없이 대우받도록 하겠다"며 "경제적 약자도 공정한 기회를 갖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최근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와 회의적인 반응이 잇따라 터져 나왔다.
이런 탓에 일각에서는 '박 후보와 새누리당이 대선 때까지 경제민주화 기조로 경쟁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흘러나왔다.
민주통합당이 상장사 임원의 개인별 보수를 공개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고 경제민주화 선점경쟁에 속도를 내면서 위기감은 더욱 커진 상태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박 후보는 연설을 통해 돈 공천 파문에 대한 심각성과 위기의식을 나타내고 구체적인 수습책을 소개했다"며 "이를 알리고 경제민주화 중심의 정책구상을 재확인한 것이 연설의 핵심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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