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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서 발빼는 외국인..경기민감株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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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2000 회복 키 잡은 그들…달라진 투자행보

IT·운송장비·화학 업종에 2주간 4조 넘게 순매수
장외 채권 2900억 순매도..금리도 오름세로 돌아서
유동성 장세 당분간 지속 대형주 위주 투자 조언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 이승종 기자] 한국시장을 바라보는 외국인의 시각에 변화의 조짐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채권 중심의 안전자산에서 조금씩 발을 빼는 대신 주식, 그 중에서도 경기민감주에 과감한 베팅을 하고 있다. 덕분에 코스피(KOSPI)지수는 단숨에 저항선을 넘어 1940선으로 올라서며 2000선 고지 탈환에 시동을 걸었다. 전문가들은 확장된 글로벌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저평가된 아시아, 특히 한국에 유입되고 있다며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2주 4.3조원 베팅 외국인, 경기민감주에 올인=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지난달 27일부터 10일(오전 9시10분 현재)까지 12거래일 중 11거래일을 순매수했다. 순매수 규모는 전일까지 4조3264억원이나 됐다. 이 기간 기관도 1조4817억원을 샀지만 지수상승의 1등 공신은 단연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의 매수세는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소재(에너지·화학), 금융 등 경기민감주에 집중됐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1조5676억원어치를 순매수한 9일 업종별 외국인 순매수 현황을 보면 IT가 4193억원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자동차와 조선이 포함된 운송장비로 3535억원이었다. 화학(2229억원 순매수)과 금융(1689억원)이 뒤를 이었다. 이들 업종에 대한 순매수 규모는 전체 외국인 순매수의 80%를 차지한다.


이 덕에 관련업종들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이 기간 전기전자업종은 13.22%나 오르며 KOSPI 상승률 8.87%보다 크게 앞섰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집중됐던 삼성전자SK이노베이션의 상승률은 각각 14.33%, 17.48%나 됐다. LG디스플레이는 외국인의 매수세에 기관의 힘까지 더해지며 15.30% 올랐다.


◆8월부터 채권시장서는 한발 빼= 외국인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채권 시장에서 발을 빼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까지 주식 비중을 줄이고 채권을 늘리는 것과 정반대 행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장외 채권시장에서 290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채권 시장은 상장채권인 장내와 장외로 나뉘는데 외국인은 장외서 통안채를 주로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은 지난 1일 2742억원 매도에 나선 데 이어 2일(-922억원), 6일(-352억원), 8일(-606억원), 9일(-705억원) 연이어 채권을 팔아치웠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외국인은 적극적으로 채권을 사들였다. 유럽 경제 불안이 이어지며 안전자산인 채권에 자금을 쏟아부은 것이다. 지난달 외국인의 상장채권 보유액은 89조6530억원으로 90조원에 육박하며 기존 최고치(5월 88조5460억원)를 경신했다. 같은 기간 장외서 외국인은 국고채를 2조700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덩달아 채권 금리는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매도세로 돌아선 뒤 금리도 오름세다. 기준금리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던 국고채 10년물과 20년물은 9일 기준 각각 0.05%포인트, 0.04%포인트 올라 3.06%, 3.12%를 기록했다. 지난달 기준금리보다 내려간 5년물은 2.93%로 마감해 다시 3%를 넘보게 됐다. 이에 따라 90조원에 달했던 외국인 상장채권 보유액 역시 9일 현재 88조5743억원까지 위축됐다.


◆유동성 증시 베팅 현상 당분간 지속=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동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최근 신용지표들의 개선이 두드러지면서 유동성 여건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데다 채권 쪽은 차익실현 물량에 단기조정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치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수세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라기보다 유럽중앙은행(ECB)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RB)의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 즉 유동성 여건 개선에 대한 선제조치”라며 당분간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금리 하락세 전환, 달러 인덱스의 하락 가능성 등 주요국 금리와 신용지표들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점도 유동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KDB대우증권은 장이 외국인의 유동성에 의해 당분간 갈 것이란 점을 감안해 시가총액 상위권의 대형주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7월말 이후 장을 주도한 종목들이 당분간 더 갈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채권 쪽은 당분간 수익을 내기가 만만찮은 상황이라 상대적 소외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관심을 모았던 장기물의 기준금리 역전현상도 당분간은 실현되기 어렵게 됐다.


김남현 유진투자선물 애널리스트는 “채권시장은 차익실현 욕구에 따라 단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번 기준금리 동결 결정이 만장일치로 내려졌다는 점에서 투자심리 위축도 불가피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전필수 기자 philsu@
이승종 기자 hanarum@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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