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70대 노인이 아동·청소년 성폭행 혐의로 기소됐지만 당뇨병으로 평소 발기부전 증세가 있던 점 등이 인정돼 대법원으로부터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자신이 운영하는 과수원에서 일하는 정신지체 부부와 이들의 딸 송모양 등과 함께 거주하며 당시 9세였던 송 양을 6년여에 걸쳐 수차례 성추행·성폭행 한 혐의(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로 기소된 서모씨(71)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서 씨가 심한 발기부전 증세가 있고, 고령인 점을 비추어 볼 때 송 양을 간음했다는 송 양의 진술은 진실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며 "피해자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이 사건과 병합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 청구도 기각한다"고 덧붙였다.
서 씨는 송 양의 부모가 지체장애 4급, 정신지체 2급으로 송 양을 보호할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이용해 당시 9세였던 송 양을 성추행했다. 또 5년후에는 15세였던 송 양을 세 차례에 걸쳐 성폭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송 양이 성폭행 당한 사실이 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지만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서 씨가 15년간 앓아온 당뇨병으로 발기부전이 있다"며 "송 양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2심에서도 "1심의 증거들과 2심에서 추가로 채택한 전문가의 소견을 종합해 보면 유일한 증거인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의심스럽다"며 1심과 같이 무죄로 판단했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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