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중국 조선산업이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중국에서 내로라하는 조선업체 가운데 하나인 양쯔장조선(揚子江船業)은 올해 2ㆍ4분기 조선 계약 8건이 취소됐다고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주문업체들이 대금을 지불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양쯔장은 이번에 주문이 취소된 선박은 8만2000t급 6척과 3만4000t급 2척이라고 밝혔다. 이들 선박은 철광석 같은 원자재를 운송하는 데 쓰이는 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양쯔장의 계약 취소가 중국 및 세계 조선업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단적으로 말해준다고 이날 소개했다.
양쯔장은 올해 2분기 순이익이 8억7810만위안(약 1555억7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9억6390만위안보다 소폭 줄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35억위안에서 올해 39억위안으로 13% 늘었다. 수주 잔량만 보면 2009년 초반 69억달러 규모의 수주량을 보유했으나 올해 38억달러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
롱성중공업(熔盛重工)도 지난달 하순 주주들에게 상반기 주문량 및 선박 가격이 급락하고 있어 수익은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롱성중공업은 "1년 전과 비교할 때 순익이 크게 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조선사들은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2009~2010년 선박 주문이 크게 늘었다. 주문 폭증으로 신생 조선사가 급증하고 기존 업체는 생산설비를 대거 확충했다.
그러나 운임 단가가 떨어지자 선주들은 기존 주문을 취소하기 위해 애썼다. 양쯔장의 런위안린(任元林ㆍ59) 회장은 "중국 조선업계에서 현재 합병이 진행 중"이라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및 조선산업의 치열한 경쟁상황을 고려할 때 조선업계의 미래는 험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독일 선급협회의 스타인 브로츠가르트 이사는 "중국 조선산업이 과잉생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전문가들은 중국 조선 생산능력의 절반 가량이 불필요한 것이라면서 조선사 가운데 30~50%가 향후 2년 안에 파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 합병으로 살아남은 일부 조선사는 이득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선산업 컨성팅 업체 월드야즈닷컴의 매튜 플린 이사는 "중국 조선산업의 선박 주문 취소 건수가 늘고 있지만 곧 정점을 찍고 나면 취소 사례가 줄 것"으로 전망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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