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노장의 투혼이 한국 탁구를 노메달 위기에서 구했다.
오상은, 주세혁, 유승민으로 구성된 남자 탁구대표팀은 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엑셀 런던 노스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탁구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에 0-3으로 져 은메달을 획득했다. 준우승은 2008 베이징올림픽 남녀 동메달을 넘어선 단체전 사상 최고 성적이다. 이번 대회 탁구대표팀이 거둔 첫 수확이기도 하다. 남녀 단식과 여자 단체전에서 쓴잔을 마신 한국은 겨우 한숨을 돌렸다. 10년 이상 한국 탁구를 지킨 베테랑 3인방의 힘 덕이었다.
사실 대표팀은 구성단계부터 삐끗했다. 오상은과 주세혁은 지난해 로테르담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올림픽 출전권을 자동으로 획득했다. 문제는 남은 한 자리. 유남규 전임 감독은 세 번째 선수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적잖은 마음고생을 겪었다. 경험 많은 유승민과 '차세대 에이스' 김민석, 정영식, 서현덕 등을 놓고 마지막까지 고심을 거듭했다.
어렵게 태극마크를 얻은 유승민은 마지막이란 각오로 매달렸다. 2004 아테네올림픽 단식 금메달의 영광은 일찌감치 잊었다. 네 번째이자 생애 마지막 올림픽을 준비해온 맏형 오상은 역시 든든한 구심점 역할로 후배들을 다독였다. 주세혁은 류마티스성 베제트(만성염증성 혈관질환)라는 희귀병과 싸우며 메달의 꿈을 위해 이를 악물었다. 평균 나이 32.3세. 선수로서 전성기는 지났지만 이들은 세계 최강 중국을 상대로도 끝까지 물러서지 않는 끈질긴 승부를 연출했다.
베테랑 3인방의 아름다운 도전은 세대교체라는 또 다른 과제를 남겼다. 장지커, 마룽 등 신예들을 앞세운 중국은 신기술과 풍부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올림픽 2회 연속 전 종목 석권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유일한 대항마였던 한국 탁구는 싱가포르, 홍콩, 일본 등 신흥강국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있다. 유남규 감독은 "현재 대표팀이 보유한 기술은 세계 흐름에 뒤처진다. 경험만으로 정상급 선수들을 상대하기는 벅찬 현실"이라며 한계를 인정했다. 한국 탁구가 결실 속에 얻은 새로운 숙제다.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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