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승환 기자]상대는 세계 최강 브라질이었다. 하지만 응원 열기 만큼은 결코 밀리지 않았다.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4강전이 펼쳐진 8일 새벽 경기도 부천종합운동장에는 시민 2500여 명이 한 마음으로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프로축구 부천 FC의 홈 구장인 3만 5000석 규모 부천종합운동장에는 경기 시작 4시간 전인 7일 밤 12시쯤부터 응원인파가 몰렸다. 축구 동호인, 부천 FC 팬클럽, 가족 단위의 응원객들이 삼삼오오 경기장 안으로 모여 들었다.
응원석은 경기장 2층 스탠드에 마련됐다. 경기가 열리기까지 3시 간 여 동안 시민들은 '밤을 잊은' 응원전 속에 사상 첫 올림픽 결승 진출을 기다렸다.
응원단 속에는 김만수 부천시장도 있었다. 붉은 악마를 표현한 빨간 색 티셔츠를 입고 나온 김 시장은 응원석 한 복판에서 시민들과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응원석은 '잔치집' 같았다. 응원단은 곳곳에 치킨과 족발, 캔맥주 등 야식거리를 펼쳐놓고 폭염이 한 풀 꺾인 여름 밤 정취를 즐겼다.
경기가 시작되자 본격적인 응원전이 펼쳐졌다. 동호회 '부천 붉은 악마'는 스탠드 맨 앞에 '승리의 함성을 위해 우리에게 좌절은 없다'란 글귀로 대형 플래카드를 걸어놓고 응원을 주도했다.
응원단의 시선은 중계방송이 나오는 대형 전광판에 고정됐다. 영국과의 8강전 영웅 지동원이 전반 14분 헤딩 슛을 시도한 뒤 곧이어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을 날리자 경기장은 '대한민국'을 외치는 함성으로 떠나갈 듯 했다. 초반 분위기는 확실히 한국팀이 주도한 듯 보였다.
하지만 브라질은 전반 38분 선제골을 시작으로 내리 3골을 터뜨리며 결국 3대 0 승리를 가져갔다. 경기가 끝난 뒤 경기장에 남아 있던 일부 응원단들은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을 기대하며 마지막 응원전을 펼쳤다.
경기장에 왔던 회사원 현모 씨(33)는 "밤 잠 포기하고 왔는데 브라질에 져서 아쉽다. 하지만 잘 싸웠다. 이 정도만 해도 충분히 실력을 발휘했다고 본다. 11일 일본전에도 또 나올 생각"이라며 아침 출근 길에 나섰다.
노승환 기자 todif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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