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 그룹 ‘티아라’ 사태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올림픽을 잊게 만들 만큼 강력한 여론의 자기장을 형성했다가, 어느새 혼자 ‘짜게 식어가고 있는’ 이 사태의 시작은 티아라 멤버들의 트위터 메시지에서 비롯되었다.
네티즌들은 한 멤버가 부당한 ‘왕따’를 당했다고 성토했고, 소속사에서는 방송을 펑크 냈다고 응수했다. 네티즌들은 다리를 다쳤다는 정황을 부각했고, 다시 소속사는 거만하게 톱스타 행세를 하더라고 맞불을 놓았다.
땡볕에 내놓은 맥주처럼, 여론이 폭발했다. 한번 봉인이 해제된 여론의 자가증식과 세포분열을 막을 길은 어디에도 없어 보였다. 그 와중에 티아라의 광고 이미지는 교체되고, 광고 계약은 종료되었다. 문제의 멤버는 트위터에 단 일곱 글자를 남기고 탈퇴했다. ‘진실 없는 사실들.’ 그리고 우리는 이 사건에 급속하게 지루해져갔다.
인터넷이 세상을 열고 SNS가 세상을 바꾼다고 한다. 그러나 진실은 멀고 사실은 가깝다. 진실은 어렵고 사실은 단순하다. 우리에게는 더 이상 ‘사실’이라는 퍼즐을 하나하나 맞춰서 ‘진실’이라는 큰 그림을 완성할 수 있는 인내심이 바닥난 것처럼 보인다. 급속하게 과열돼, 급속하게 몰아가고, 급속하게 지루해져버린다.
그 다음은? 또 다른 이슈가 우리 입맛을 당길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처한 미디어 환경이다. 사건은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중계되며, 트위터를 통해 확산된다. 누구나 개인미디어를 통해 ‘특종’을 할 수 있다. 이런 시대 미디어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우리가 지향할 진실과 사실의 황금비율은 과연 몇 대 몇일까?
<이코노믹리뷰>은 2000년 창간되어 현재 13년째다. 13년하고 두 달이 조금 지난 지금, 우리는 작은 변화를 시작하려고 한다. 그 방향의 초점은 ‘에디팅’이다. 현란한 광채를 쏟아내는 서 말의 구슬을, 그 감춰진 맥락과 연결고리를 찾아 ‘의미’라는 실로 꿰어볼 셈이다.
독자에게 단순한 사실이나 단편적인 팩트가 아니라, 통합적인 지식과 이면의 메시지, 나아가 한국 사회를 관통하고 있는 어떤 스토리를 담아내보려고 한다. 과연 잘될까? 부디 즐겨주시고, 채찍질 해주시기 바란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당신과 이야기하고 싶기 때문이다. 외롭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순직하게 고백하는 리뉴얼의 이유다. -컨텐츠 총괄국장 구승준-
이코노믹 리뷰 구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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