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삼성전자와 애플이 벌이고 있는 특허 소송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는 전 애플 디자이너 니시보리 신의 행적이 구설수에 올랐다.
애플 재직 시 소니와 유사한 형태로 제품을 디자인 한 것으로 알려진 그를 증인으로 세우면 삼성전자는 애플의 디자인 특허 주장을 무력화 시킬 수 있지만 번번이 재판장으로 불러오는 데 실패하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일본계 디자이너 니시보리 신을 지난해부터 추적하고 있지만 증인으로 불러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는 당초 애플 디자인 특허의 공동등록자 니시보리가 이번 재판의 핵심 증인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법원 등을 통해 그에게 사전 증언청취를 요청했다.
니시보리의 행적이 묘연해진 것은 이 때부터다. 애플은 지난해 11월 니시보리가 병가를 내 사전 증언청취를 할 수 없다고 알렸다.
하지만 그의 건강은 멀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해외여행, 조깅, 서핑 등을 즐기는 사진을 올린 것. 이에 삼성전자는 올해 국제무역위원회의 명령을 받아 그를 찾아가 증언을 듣는 데 성공했다. 이 증언에서 니시보리는 지시를 받고 소니 제품과 유사한 디자인을 했다는 사실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니시보리를 증언대에 세우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 그가 현재 연방법상 소환명령이 미치지 않는 하와이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에서도 퇴사했다. 니시보리도 애플 퇴사, 하와이 체류, 건강 문제 등을 이유로 소환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사전 증언청취를 요구하자 병가를 내고 소환을 할 수 없는 하와이에 거주하고 있는 등의 정황이 미심쩍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애플이 자사에 불리한 증언을 할 수 있는 니시보리를 고의로 빼돌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재판을 앞두고 니시보리가 갑자기 퇴사한 것도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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