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올림픽이 런던 중심가를 ‘유령 도시’로 만들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현지시간) 올림픽 기간 중 외국 방문객들이 영국 런던 시내의 호텔과 극장을 피하고 있다고 보도하며 이같이 평가했다.
FT에 따르면 이번 런던올림픽 기간 중 외국인 방문객은 과거 개최 때보다 많은 10만명 이상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는 과거 한 해 방문객으로 추정된 30만 명과 상당한 차이가 난다.
특히 극장은 한산해진 거리 때문에 가장 고통 받는 사업장 중 하나다. 나이맥스 시어터스(Nimax Theatres)의 최고경영자(CEO) 니카 번스에 따르면 그가 소유한 6개 웨스트앤드 극장의 티켓판매는 이번 여름동안 30% 가량 떨어질 전망이다. 그는 “지난주 이들 극장의 수입은 올 들어 최악이었다”면서 “올림픽이 좋은 일이긴 하지만 나는 지금 양궁경기에서 과녁의 한복판에 있는 기분”이라고 털어놨다.
런던 시내의 최고 박물관을 비롯한 관광명소들도 썰렁하긴 마찬가지다. 대영박물관과 런던 타워, 과학박물관 등이 속한 관광명소협회(The Association of Leading Visitor Attractions, ALVA)에 따르면 지난 2주간 방문객이 전년 대비 30~35% 줄었다. 버나드 도나휴 ALVA 최고경영자는 “하루 종일 (입장을 위한)대기자가 거의 없다고 하소연하는 회원사들을 보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교통국은 최근 몇 달간 올 여름 런던 시내의 교통 혼잡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여행객들에게 교통중심지는 피하고 다른 경로를 계획하라고 제안하는 것이다. 런던교통국에 따르면 런던의 지하철인 튜브 이용자는 이날 평소보다 4% 늘었다.
뜸한 예약에 대응하기 위해 호텔들은 가격을 내리고 있다. 호텔스닷컴(hotels.com ) 조사에 EK르면 올림픽 기간 중 런던 호텔 가격은 6월 2주간 보다 25% 떨어졌다. 관광버스회사인 골든투어의 닉 팔랑 상무는 “이번 여름 완전히 시장이 파괴됐다”며 “올해 초 호텔들이 너무 비싼 가격을 불렀고, 대형 버스 회사들은 지난 5월 런던으로 돌아오는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요금을 20%가량 낮췄다.
데이비드 케머런 영국 총리는 이번 올림픽으로 관광 부분에서 130억 파운드(23조원 가량)의 경제적 효과가 향후 4년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이득은 찾기 어렵다는 것이 FT의 분석이다. 공화당 소속인 마크 필드는 “교통시스템은 압력을 받을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고급 호텔들은 공식적으로 방문한 올림픽 게스트로 괜찮지만, 다른 호텔은 큰 이익을 못 볼 것”이라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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