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5%는 음란물 본 후 "성추행, 성폭행 충동 느껴"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음란물을 본 청소년 가운데 5%는 성추행·성폭행의 충동을 느꼈다고 답해 청소년 음란물 차단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음란채팅(4.9%), 야한 문자나 사진 전송(4.7%), 몰래카메라 촬영(1.9%) 등 음란물을 본 후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경우도 있었다. 또 성인물을 한번 본 이후 "안보면 허전하다"고 답한 청소년도 16%나 됐다.
행정안전부는 '청소년의 성인물 이용실태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총 1만2251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5월21일부터 11일간 실시했다.
조사 결과, 성인물 이용 이후 일부 청소년들은 '변태적인 장면도 자연스럽게 여기게 되었다'(16.5%), '이성 친구가 성적 대상으로 보인다'(7.9%), '성추행·성폭행 충동을 느꼈다'(5.0%) 등의 일탈 현상을 보였다. 특히 여학생보다 남학생이, 초등학생보다 중고등학생이 성적 일탈행동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컸다.
청소년의 성인물 접촉은 단순 이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부 부적절한 행동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청소년은 성인물을 본 후 음란채팅(4.9%)을 하거나 야한 문자·사진·동영상을 전송(4.7%)하거나 몰래카메라를 촬영(1.9%)하기도 했다. 성인물 이용에 따른 부작용으로 피곤함(19.3%), 집중력 감소(11.2%) 등도 나타났다.
또 일부 청소년들은 성인물을 이용한 후 '더 자극적인 성인물에 집착하게 됐다'(14.0%), '안보면 허전하다'(16.1%) 등 성인물에 내성을 보이거나 금단증상을 보여 자칫 음란물 중독에 빠질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들은 주로 호기심(66.2%)이나 재미(53.5%)로 성인물을 처음 접하게 됐지만 보고 난후 느낌에는 남녀 간 차이를 보였다. 여학생은 전체 절반 이상이 '불쾌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54.9%), '충격을 받았다'(52.6%)고 답했다. 반면 남학생들은 '성적 흥분이 됐다(35.0%)', '본대로 따라하고 싶었다(18.5%)'는 등의 답변이 많았다.
전체 43.3%의 학생들은 주로 웹하드 및 P2P를 통해서 성인물을 접했다. 이밖에 포털 및 카페 등 인터넷서비스, 비디오나 DVD 등도 주요 접촉경로로 이용되고 있었다. 또 다른 사람과 음란물을 공유하는 수단은 카카오톡 등 휴대전화(48.8%), 웹하드 등 파일공유사이트(45.7%) 등이 많았다.
성인물의 폐해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91.0%가 성인물이 정신적·신체적으로 청소년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성인물 이용 경험자(86.8%)가 비경험자(93.7%) 보다 악영향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아 성인물을 경험하기 전에 예방교육 및 홍보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파악됐다.
황서종 행안부 정보화기획관은 "새로운 인터넷 서비스와 스마트폰 이용 확대로 청소년들의 성인물 이용이 보편화되고 있고, 일부는 성적 일탈행동 경험도 나타나 청소년의 정신건강이 매우 우려된다"며 "성인물의 폐해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인 성인물 차단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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