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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3억 임대료 챙기는 명동상가 건물주는?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5초

앞 다퉈 몰려오는 상점 탓 인기 상한가.. 공개되지 않은 채 대리인 통해 거래


매달 3억 임대료 챙기는 명동상가 건물주는? 명동8번길. 왼쪽에는 7년째 공시지가 기준 가장 비싼 땅에 위치한 '네이처리퍼블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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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경기가 불황이라지만 명동만은 다르다. 특히 지하철 4호선 명동역 6번 출구에서 시작되는 '명동8길' 일대 상가는 월 임대료만 점포당 2억~3억원에 이른다. 스페인 SPA브랜드 자라가 3억원, 가장 비싼 땅에 위치한다는 네이처리퍼블릭이 2억5000만원, 토종 SPA브랜드 미쏘가 2억7000만원 등이다.


명동 상가 임대료는 상승세다. 부동산정보업체 에프알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명동 1층 상가의 보증금은 2008년 5억~10억원에서 현재 5억~30억원으로 올랐다. 평균 임대료 시세도 2005년 3300만~1억원에서 2008년 4500만~1억4000만원, 2012년 6월 기준 6800만~1억5000만원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이 같은 임대료 고공행진은 높은 임차 수요 덕이다. 한류 관광객 등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에 안테나숍을 내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금융권이 차지하던 공간까지 치고 들어갈 정도로 옷과 화장품 등의 매장 입점수요가 많다보니 임대료 추가 상승 여지도 다분하다. 보통은 5년 이상 임대를 유지해야 인테리어 비용 등을 회수할 수 있다. 그러나 명동8길 일대 상점들의 평균 임대 계약기간은 예전에는 2년 정도, 최근에는 1년 정도로 비교적 짧다. 잦은 재계약으로 임대료가 자주 오를 수 있는 구조다. 상점을 낸 업체들은 고액의 임대료를 '명동'을 쇼핑하는 이들에게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비용으로 생각하며 기꺼이 감수한다.


이쯤 되면 수억원대의 임대료를 받는 건물 소유주에 관심이 쏠린다. 매달 수억원을 앉아서 버는 그들은 과연 누구일까.


업계에 따르면 건물주들의 신분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다만 고액의 임대수입을 올리는 소유주들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명동에 상주하던 유지들이 많다는 정도로 알려져 있다. 6·25 전쟁 당시 북한에서 내려와 터를 잡은 사람들도 상당수라고도 한다.


그러나 그 비율은 IMF 외환위기 이후 줄어들었다고 명동 부동산 전문가는 전했다. 한 관계자는 "1999년께 여성의류 매장 등이 대거 철수하고 공실이 늘면서 경매로 대거 상가 매물이 나왔다"며 "이때 경매업자, 부동산업자 등이 새 건물주가 됐고 명동8길의 경우 이 사람들의 비율이 조금 더 높다"고 귀띔했다.


한 사람이 여러 채의 명동 상가를 소유하고 증여도 한다. 빌딩 전문 중개업체 관계자는 "네이처리퍼블릭 건물은 현재 다른 건물 2채를 갖고 있는 빌딩주가 사위명의로 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근 부동산에서는 "3여년 전 2세들에게 증여가 이미 이뤄졌다"고 말했다.


베일에 가려진 건물주들은 임대차 거래를 할 때 부동산 중개업소에 대행을 맡기지 않고 전문 관리인에 맡기는 간접 방식을 활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몇 십년씩 건물주가 해야 할 역할을 관리인들이 하고 있다"면서 "건물주의 인감을 관리인이 맡아 대행하기에 공개적으로 신분이 드러날 기회가 없는 편"이라고 전했다.


건물주들은 '명동상가번영회'라는 모임을 통해 정보를 교환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곳에서 건물주들끼리 거래를 하기도 하고 얼마 이하로는 임차료를 내리지 말자고 금액을 결정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거래는 쉽지 않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임차 수요가 많은 명동 상가는 수익이 워낙 높아 내놓는 매물도 없고 매매거래도 거의 없다"며 "간혹 인맥을 통해 거래가 성사되는 편"이라고 전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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