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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빵 철수 사기극'..포숑 버리고 '브랑제리'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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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시장 잠식 비난에 포숑 손 뗐지만, 롯데브랑제리로 여전히 장사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롯데의 빵사업 철수 선언이 대국민 사기극이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올 초 재벌들의 빵사업이 골목상권 침해, 일감 몰아주기라는 지적이 일자 롯데는 빵 브랜드인 포숑에서 손을 뗐다. 하지만 계열사인 롯데브랑제리가 빵 사업을 지속하면서 골목상권을 여전히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는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외손녀이자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딸인 장선윤씨가 운영했던 포숑이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휩싸이자 지난 1월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동반성장을 위한 정부정책과 소상공인 보호라는 국민 여론에 적극 부응하기 위해 베이커리 사업에서 철수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롯데는 롯데브랑제리를 통해 빵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롯데브랑제리는 롯데마트 70여개, 백화점 16개, 롯데슈퍼 등 총 14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로드숍도 10여개에 이르고 있으며 최근들어 로드숍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말 공정위가 대기업 빵장사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자 롯데가 포숑사업을 철수하고, 호텔신라는 아띠제블랑제리에서 손을 떼는 등 사업을 정리했지만 롯데는 다른 계열사를 통해서 사업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업계는 롯데가 '꼬리자르기에 성공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백화점에 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포숑을 매각하면서 20배나 많은 매장을 운영중인 롯데브랑제리를 수면아래로 가라앉히는데 성공했다는 분석인 셈이다.


롯데 브랑제리는 롯데쇼핑이 지분의 90.54%를 갖고 있고, 기술제휴업체인 일본 제빵회사 시키시마가 지분 9.46%를 보유하고 있다.


장선윤씨가 사업을 접은 이후에 공정위가 롯데브랑제리에 대한 조사를 2월부터 진행한다는 소식이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조사가 이뤄졌는지는 확인이되지 않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조사여부를 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후 별다른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롯데브랑제리에 대한 공정위의 조사는 유야무야됐다.


롯데가 포숑을 방패삼아 롯데브랑제리를 살려냈고, 공정위는 '눈가리고 아웅'식 조사를 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재벌가 딸들에 대한 특혜 시비를 정리했다는 모양새까지 갖추면서 롯데는 명분과 함께 실리도 챙겼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한편 롯데브랑제리는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논란에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롯데브랑제리의 지난해 매출은 906억원이다. 그 가운데 롯데쇼핑과의 거래를 통해서만 415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전체 매출의 46%에 이르는 금액. 이밖에도 롯데리아와 53억원, 세븐일레븐 42억원 등 롯데계열사를 통해 총 54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의 60%에 이르는 규모다.


특히 계열사 내부 거래가 대부분 수의 계약을 통해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브랑제리는 이달 1일부터 9월말까지 3개월까지 롯데마트와 빅마켓, 롯데슈퍼 등 총 4건, 97억원 규모의 상품공급 계약을 맺었다. 계약방식은 모두 '수의 계약'이라고 명기돼 있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에서 판매하는 빵과 피자 등에 대한 공급계약을 관행대로 맺은 것이다.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가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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