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공인인증 등 절차 복잡해..미국은 클릭하면 바로 검색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성범죄자 정보를 공개해 성범죄를 예방하자는 취지로 만든 '성범죄자 알림e(www.sexoffender.go.kr)'가 복잡한 정보 열람 문제로 입방아에 올랐다. 성범죄자 정보를 공개하는 미국과 비교하면 공인인증 설치 등 절차가 복잡하다는 지적이다. 통영 초등학생 살해 사건을 계기로 정보 공개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4일 기자가 체험해본 '성범죄자 알림e'는 성범죄자 정보 검색을 위한 절차가 매우 까다로웠다. 검색 정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프로그램 모듈을 3~4차례 설치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각 모듈은 화면 캡쳐 방지, 공인인증, 이미지 외부 유출 방지, 키보드 보안용이다.
모듈을 설치했다고 끝나는 것은 아니다. 정보를 검색할 때마다 개인인증 절차가 필요하다. 휴대폰이나 아이핀(I-PIN) 공인 인증서 등을 선택해 본인인증을 거쳐야 한다. 정보 검색에 소요된 시간은 10분 남짓. 사용자의 웹 브라우저가 마이크로소프트 익스플로러 7.0 버전 이상이어야만 검색이 가능하다. 구글 크롬 등 다른 브라우저는 지원하지 않는다.
반면 미국의 성범죄자 정보 공개 사이트는 매우 단순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성범죄자 정보 제공 사이트 '메건법 웹 사이트(http://meganslaw.ca.gov)'는 보안 프로그램 설치나 인증 절차 없이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사이트에 접속한 뒤 언어를 선택하고 동의서에 체크만 하면 바로 검색 페이지로 이동한다.
검색 방법도 직관적이다. 화면 중앙에 나타난 지도에서 확대ㆍ축소 버튼 조작만으로 이웃의 성범죄자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정보 검색에 소요되는 시간은 10초 남짓. 인터넷 브라우저는 익스플로어 5.0, 넷스케이프 6.1 이상 등 저사양부터 지원된다.
우리의 성범죄자 정보 공개가 미국보다 복잡하고 불편한 데 대해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평상시 접속 민원인이 방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않고 이용하기 때문에 불만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법령에 의거해 해당 홈페이지를 관리하고 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행정 편의주의라고 비난하고 있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여성복지실장은 "미국 일부 주에서는 성범죄자가 사는 집앞에 푯말로 꽂아 이웃들에게 인지토록 하고 있다"며 "최소한 복잡한 공인인증 절차를 간소화해 성범죄자 정보 획득에 어려움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유진 기자 t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