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민주통합당은 6일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가 부동산 특혜 분양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회 인사청문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대법관후보자 검증을 위한 두번째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 후보자를 집중 공격했다.
이들은 김 후보자가 지난 1990년 10월 배우자 명의로 부산 동래구 안락동의 48평형 아파트를 매입했는데, 이 과정에서 억대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남긴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이와 관련, 1990년 부산 발령을 받으며 웃돈을 주고 1억3000만원에 아파트 입주권을 구입했으며 2년 거주 후 2년 전세를 준 뒤 매입 4년 만인 1994년 시세차익 900만원을 남기고 팔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 대법관 인사청문특위 소속 이언주 의원은 이날 2차 특위 회의에서 "폐쇄등기부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배우자 명의로 1988년 7월 20일 매입한 것으로 나오므로, 실제 1990년에 매입했다는 후보자의 설명은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당시 최초 분양가가 6000만원대였다며, 김 후보자가 이 가격에 아파트를 분양받아 아파트 매매 당시 시세인 2억2000여만원에 팔았다면 1억6000만원 정도의 시세 차익을 얻었을 수 있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서울에 거주하기 위해 청약저축 유지를 위한 위장전입까지 했다고 한 김 후보자가 부산에 일시 거주하기 위해 부동산을 웃돈까지 주고 샀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며 "거래시점과 거래금액 등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분양자격이 없었던 판·검사 등 공직자들에 대한 특혜 분양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1990년 입주권을 매입한 후 1988년에 최초 분양을 받은 것처럼 소위 '중간생략 등기'를 했다며, 이는 당시 부산 동래구 아파트에서 투기 바람이 불며 큰 사회적 문제가 됐던 점에 비춰볼 때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현재 인천지검장인 김 후보의 친재벌적 수사 경향도 문제 삼았다.
최재천 의원은 "김 후보는 2005년 현대차 취업비리 문제를 수사하던 중 이헌구 전 노조위원장이 사측에서 2억원을 받은 사실을 발견하지만 덮어뒀다가, 2007년 정몽구 회장 비자금 사건이 발생한 시점에 이 사건을 꺼내 노조위원장을 구속시켰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돈을 준 사측 책임자도 구속했어야 했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불가능했다"며 "공소시효가 돈을 준 사람은 3년이고 받은 사람은 5년인데, 3년 지난 시점을 선택해서 노조위원장만 구속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검찰의 기소편의주의를 남용하고 공소시효 제도까지 악용한 것"이라며 자신의 정치적, 친재벌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법적 권한을 남용했다"고 비판했다.
또 김 후보자가 안상수 전 인천시장의 업무추진비 현금 지출을 위한 허위 공문서 작성 및 동 행사 혐의에 대해 '후보자의 피의사실은 인정되지만 동종 전과가 없다'는 이유로 기소유예 처분을 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간사를 맡고 있는 박영선 의원은 "후보자 추천 단계에서 TK(대구경북)라인이 작동한 것 같다"며 "권재진 법무부장관, 정진영 민정수석, 김 후보자를 지검장으로 승진시켜준 인사권자인 김경한 전 법무부장관도 모두 경북고, 서울대 출신으로 TK라인이다"라고 말했다.
전날 위장전입 의혹을 인정한 김 후보자는 과거 친(親)대기업 편향 수사까지 도마에 오르고 있어 다음주 예정된 인사청문회에서 혹독한 검증 공세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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