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펫]개같이 번다고? 개로 돈 번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3분 16초

반려동물 시장, 4조원 규모로 성장

[펫]개같이 번다고? 개로 돈 번다! 반려동물 종합공간 ‘이리온’의 동물의료원 수술실.
AD


“저는 항상 화려한 유기농 소재로 만든 옷을 입고 2~3주에 한 번은 꼭 헤어 손질을 해요. 색깔별로 염색도 하는 걸요? 식사도 아무 거나 안 먹어요. 고급스럽고 비싼 음식을 주로 먹죠. 영양이 불균형해 건강을 해치면 안 되니까 영양제도 종종 맞아요. 때때로 호텔도 가고요. 전용 수영장에서 시원하게 헤엄도 치죠. 왜냐고요? 저는 소중하니까요. 저를 이렇게 사랑해 주시는 부모님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영화 제목처럼 정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호강에 겨운 이 주인공은 Mr.견(犬). 그가 올리는 ‘부모님(주인) 전상서’다.

요즘 개들, ‘개 팔자가 상팔자’다. 무한한 애정을 아끼지 않는 주인들이 ‘자식’ ‘친구’ ‘동생’을 위한 소비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어서다. 펫 비즈니스가 뜨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반려동물 시장은 4조원 규모. 반려견 1마리를 제대로 키우는 데 연간 40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비중이 큰 반려견 관련 산업의 시장 규모만도 연간 2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반려견 관련 시장은 1995년 약 5000억원 규모에서 연평균 11% 성장률을 보이며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펫 비즈니스가 주목되는 이유는 소득 수준은 높아졌지만 점점 외롭기만 한 사람들이 늘어나는 이상 계속 성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 시장도 고급화·세분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신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한 중견 및 대기업들이 너도나도 반려동물 산업에 뛰어드는 상황이다.

‘개 팔자가 상팔자’ 원스톱 ‘호강’ 서비스 제공
지난 4일 오전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롯데마트 송파점. 올 3월 반려동물 용품 전문매장 1호점을 오픈한 ‘펫 가든’을 찾아가 봤다. 300㎡(약 90평)가량의 매장에서 의류, 사료, 간식, 액세서리, 장난감 등 2500여개 다양한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3만2000원짜리 오가닉 원피스나 티셔츠, 6000원 하는 머리핀 등 애견 액세서리에 젊은 여성 고객 몇몇이 관심을 가지는 모습이었다.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들른 한 주부는 옆에서 애견 원피스 두 벌을 금방 고르더니 계산대에 올렸다.


반려동물 관련 서비스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었는데 관련 용품 구매에서부터 병원 진료까지 ‘원 스톱 쇼핑’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전문매장 내의 동물병원에 내과·외과 전문의가 배치돼 있어 간단한 진료는 물론 전문적인 수술도 가능한 시스템이었다. 미용실과 반려동물 전용 호텔을 운영할뿐 아니라 분양 시 전문 훈련사가 직접 가정을 방문해 훈련하는 프로그램도 제공했다. 고양이를 기르는 가구 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고려해 고양이 전용 놀이터도 추가로 구성했다.


오픈한 지 넉달째인 펫가든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단다. 조유리 펫가든 매니저는 “많은 고객들이 찾아오고 있는데 특히 주말에는 방문객들로 항상 붐빈다”며 “반려동물을 키우는 고객이라 해도 상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몰라 물어볼 때가 많다. 1:1 맞춤 상담을 통해 적합한 것을 추천해드려 만족해 한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오픈 첫 날인 3월 15일부터 19일까지 매출을 살펴본 결과, 오픈 이후 5일 간 매출 규모가 약 3000만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은 지난 주 같은 기간 대비 3.5배가량 신장한 수준이며, 특히 기존 반려동물 전용 매장의 월 평균 매출에 해당한다는 것. 앞으로 반려동물 전용매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용산 아이파크백화점도 올해 초 백화점 최대 규모의 프리미엄 펫샵인 ‘쿨펫’을 661㎡(약 200평) 규모로 오픈해 가까운 도심 속에서 반려동물을 위한 최상의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아이파크백화점 문화관에 위치한 쿨펫은 병원 진료는 물론 분양, 호텔, 미용샵, 스파 시설, 유치원, 수족관, 용품샵을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반려동물 복합 생활문화공간. 곧 다가올 본격적인 바캉스 시즌을 맞아 전용 놀이터와 호텔 등의 서비스도 실시한다.


[펫]개같이 번다고? 개로 돈 번다! 용산아이파크백화점의 반려동물 전용 호텔. 개·고양이 전문 포토 스튜디오 ‘메르펫스튜디오(왼쪽).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지현기자]


쿨펫 호텔의 경우 스위트룸에 CCTV를 설치하고 스마트폰을 활용해 반려동물을 수시로 체크할 수 있어 먼 곳에 떨어져 있어도 안심하고 반려동물을 맡길 수 있는 ‘보호자 안심 서비스’가 장점이다. 대형견도 이용 가능한 전용 아로마 스파를 운영하고 반려동물의 사전 건강관리를 위한 ‘다이어트 스쿨’ 등 다양한 트레이닝 코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모나미볼펜으로 유명한 문구회사 모나미도 반려동물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지난 6월, 기존의 애견용품 전문쇼핑몰 ‘펫코디’를 ‘모나미펫’으로 법인명을 바꾸고 ㈜모나미의 송하경 대표가 대표이사로 정식취임하면서 애견시장에 의욕적으로 진출한 것.


송 대표는 “경기도 안성에 유럽 등지에서 수입한 세퍼트 등 훈련견들을 번식 훈련하는 '모나미랜드'와 동물병원사업인 닥터펫, 애견용품 전문 온·오프라인 쇼핑몰 ‘모나미펫’을 통합해 대한민국 애견문화를 선도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대한제분이 출자해 설립한 반려동물 서비스 전문기업 디비에스주식회사는 지난해 2월 반려동물 종합공간 ‘이리온’을 설립, 동물의료원을 비롯해 반려동물의 훈련 및 미용, 호텔·카페· 유치원 운영, 분양, 관련 상품 판매 등을 하고 있다. 또 애견보험까지 등장했다. 지난해 11월 상해 및 질병 치료비와 배상까지 책임지는 삼성화재의 '파밀리아리스 애견의료보험'이 그것이다.


펫 전문 촬영 스튜디오도 등장
지난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메르펫스튜디오’. 환한 조명 아래 한껏 치장해 멋을 낸 강아지 ‘공주’의 포토 촬영이 이뤄지고 있었다. 견주인 ‘공주엄마’ 박정림(40)씨는 어떻게 하면 예쁜 모습이 나오게 할 수 있을까 신경 쓰는 눈치다. 이곳은 개와 고양이 전문 펫 포토 스튜디오다. 이 스튜디오 이용만 벌써 세 번째란다.


박씨는 “공주가 미용을 해서 가장 예쁠 때 휴대전화로 찍는 게 한계가 있다 보니 더 잘 찍어주고 싶어 이용하게 됐다”며 “사진 액자 5개, 앨범 1개를 제작했다. 주위 사람에게도 이 스튜디오를 적극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펫스튜디오처럼 이색 반려동물 산업도 모습을 보인다. 국내 최초의 애견 테마파크로 약 1500여 평 규모를 자랑하는 복합 애견 타운 ‘페티앙캐슬’이나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러브펫’도 특화된 아이템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사례다.


개 매니지먼트에서 브리더·핸들러까지
TV 예능프로그램 ‘1박 2일’의 ‘상근이’를 기억하는가. 복슬복슬한 외모로 감초 역할을 하며 전 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스타’로 인기가 웬만한 연예인들 못지않았으니 말이다. 드라마 ‘결혼 못하는 남자’의 ‘상구’나 ‘미남이시네요’에 나온 ‘딸기’도 능청스러운 연기로 관심을 받았다. 이들은 끼를 발산하며 연예활동을 펼치는 일명 ‘연예견’이다.


[펫]개같이 번다고? 개로 돈 번다! 이리온의 반려동물 유치원.

이를 위해 전문적인 관리를 해주는 정식 매니지먼트사가 생겼다. 스케줄부터 스트레스, 건강 등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개 전담 매니저까지 따로 둔다. 연예견 전문 매니지먼트 회사로는 BJ엔터테인먼트가 대표적이다. 상근이의 경우 몸값이 화보 촬영은 200만 원 선이며 CF 촬영은 500만~1000만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핸들러(handler)는 도그쇼에 애견을 데리고 출전하기 전, 준비부터 대회에 나가 심사를 받기까지의 모든 과정인 핸들링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다. 말하자면 개와 호흡을 잘 맞춰 워킹, 체형, 매너 등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다. 11년 경력의 프로핸들러 정재명(38)씨는 “고수익 직종으로 초봉의 경우 100만원 이상이고 억대 연봉까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펫]개같이 번다고? 개로 돈 번다!


미니 인터뷰 | 이승주 메르펫 대표
펫 포토 스튜디오로 틈새시장 공략


메르펫스튜디오 사업을 하게 된 계기는
“올 초까지 베이비 전문 포토스튜디오를 운영했다. 베이비 촬영 분야는 사실 점점 죽고 있는 시장이다. 마침 애견 시장이 커지고 있고 대기업까지 뛰어들고 있는 상황인데 포토 촬영 쪽은 거의 미지의 시장이므로 공략해보면 승산 있겠다 싶었다.”


다른 펫 포토스튜디오와 다른 점이 있다면
“메르펫스튜디오는 광고촬영 스타일의 자연스러운 사진이 강점인 개·고양이 전용 포토 스튜디오다. 우리와 비슷한 콘셉트를 표방한 업체는 매우 극소수다. 미용을 마친 직후 예쁜 모습을 우리 스튜디오에 와서 저렴한 가격에 찍을 수 있도록, 자주 올 수 있도록 전략화 했다. 촬영의 경우 객단가가 5~6만원, 애견 간식과 옷까지 곁들여 구매한다면 7~8만원 선이 된다. 주 고객층은 여성이다.”


차별화된 반려동물 촬영 노하우를 적용한다고 들었다
“강아지와 고양이에 특화된 전용 스크린돔을 이용해 촬영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하면 기존의 정적인 연출 사진이 아니라 광고 촬영 스타일의 동적 자연스러움을 추구할 수 있다. 이 동물 전용 스크린돔은 특허출원했다. 본사의 기본 촬영교육을 통해 초보자들도 간단하게 촬영할 수 있어 신규 창업자들에게 반응이 좋다. 평균 15~20분 촬영 시간이 소요되고 촬영 가격대는 6만원 수준이며 10컷짜리 미니앨범 제작은 7~8만원이면 된다.


이코노믹 리뷰 전희진 기자 hsmil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