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이영규 기자]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는 5일 현대자동차 국내외 특판차량에 투자하면 고액의 배당금을 챙겨주겠다고 속여 90여명으로부터 887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정모(43)씨 등 1명을 구속하고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는 현대차가 진행하는 국내외 특판 사업에 투자하면 70일 후 배당금 400만 원을 주겠다고 속여 김모 씨 등 90여명으로부터 887억 원을 가로챈 혐의다.
정 씨는 또 현대기아자동차 남양기술연구소 내 매점 및 자판기사업권과 고철수집 사업권을 주겠다고 속여 투자자를 끌어 모은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 2009년 문서 위조로 현대차를 퇴사한 정 씨는 투자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로비에서 투자자들을 만났으며 퇴사 시 반납하지 않은 사원증을 목에 걸고 다니며 현대차 직원처럼 행세하기도 했다.
정 씨는 또 현대차 명의의 확약서와 '투자해줘서 고맙다.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다'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편지도 위조해 투자자들에게 보여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정 씨를 도와 대외협력부장 등으로 역할을 분배해 투자자를 속인 현대차 현직 직원과 삼성 에버랜드 직원도 입건했다.
현대차 영업사원 임모씨 등 3명은 정상 판매가격의 20% 할인된 가격으로 차량을 구입하는 것처럼 속여 투자자들에게 차량 158대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 씨의 지인인 삼성 에버랜드 직원 이모(44)씨는 현대차 감사팀 부장 역할을 하면서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투자를 설득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정 씨는 이 같은 범행으로 취득한 돈을 피해자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했으며 주식투자에 100억 원을 사용하는 등 150억 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계좌추적을 통해 정 씨의 은닉 재산 28억 원을 몰수했다. 또 여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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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규 기자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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