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세계 최대 외식업체인 미국 맥도널드의 새 최고경영자(CEO)가 닭고기를 성장동력으로 지목했다. 맥카페 론칭으로 맥도널드의 변화를 주도한 돈 톰슨(48·사진)은 지난 1일 짐 스키너 후임으로 CEO 업무를 시작하면서 닭고기 메뉴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의 선택은 경쟁사 얌브랜드의 KFC를 겨냥한 것이다. KFC가 중국과 인도에서 맥도널드를 압박하고 있어 정면대결을 선언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톰슨의 닭고기 사랑은 값이 싸면서도 건강식이라는 이점을 누릴 수 있는데다 소비자들이 닭고기를 많이 찾고 있는 데 따른 당연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맥도널드는 410칼로리짜리 스파이시 치킨 맥바이츠 메뉴를 미국에서 선보이며 닭고기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뼈 있는 닭날개와 캐슈 데리야키 샐러드와 같은 메뉴도 매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톰슨 CEO의 이런 행보는 이미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다. 톰슨은 지난 3월 CEO로 지명된 후 “3만3000개 매장 현대화 사업을 계속 추진하고 메뉴도 기존 햄버거와 감자튀김 외에 다른 것으로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천명하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중이다.
그는 또 연초 한 소비자 컨퍼런스에 참석해 “세계 경제가 어려워져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해 지는 것이 거대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예견했다. 그의 예상대로 세계경제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고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고 있다.
맥도널드는 이미 전 세계의 긴축 조짐과 경제 불황 여파의 영향권에 들어갔다.지난 5월 13개월 이상된 맥도널드 매장의 매출 증가율은 3.3%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5.2%에 크게 못미쳤다.
값싸고 새로운 메뉴를 준비해 소비자 지갑을 풀 필요가 생긴 것이다.그의 전략은 통계를 봐도 적절하다.미국 농부부에 따르면 내년 미국인 1인당 쇠고기 소비는 2.2% 감소한 24.6kg에 그치는 반면, 닭고기 소비는 1.7% 증가한 37kg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햄버거를 놓고 릫정크푸드릮(쓰레기음식) 논란이 지속되는 것도 닭고기를 성장 전략으로 내세우는 데 정당성을 제공한다. 맥도널드의 간판메뉴인 빅맥의 열량은 550칼로리인 반면,닭고기로 만든 맥너겟 6조각은 280칼로리에 그친다. 닭고기는 비만걱정이 없는 건강식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의 숙제는 중국과 인도 시장 공략이다.미국과 유럽의 패스트푸드 위축에 따른 매출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인도와 중국에서 확고한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이를 위해 길목을 가로막고 있는 KFC를 꺾는 것은 필수다.맥도널드는 올해 중국 투자를 전년 대비 50% 늘리고 1400개인 매장을 내년까지 2000개로 늘릴 계획이다.
톰슨은 맥도널드 최초의 흑인 CEO다.맥도널드뿐 아니라 미국 전체 대기업 CEO 가운데 몇 안 되는 흑인이다. 퍼듀대를 졸업한 그는 1990년 전력기술자로 입사해 22년만에 CEO에 올라 입지전의 인물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그는 2006~2010년 맥도널드USA 사장을 역임했으며,지난해부터는 최고운영책임자(COO)로 119개국 3만3000개 매장을 총책임졌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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