虛虛(빈지갑사회) 시대..'허허'가 그리웠다
김연아보다 신보라
김수현보다 김준현
개콘 멤버들 CF 점령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요즘 재미있는 일 없어?" "그저 그렇죠, 요즘같은 때 재미있는 일이 뭐 있겠어요. 걱정만 없어도 다행이죠." 직장인들, 친구 간에 흔히 볼 수 있는 대화내용이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뭐를 해도 재미가 없다는 푸념이 늘고 있다.
그 틈새를 타고 개그가 뜨고 있다. 재미있는 일이 사라진 경기불황속에서 TV속 개그 프로그램이 유일하게 웃음을 주는 통로가 되고 있다. 위기 상황의 정치, 경제, 사회에 활력소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분위기를 타고 CF계에 개그맨 열풍이 불고 있다. 소녀시대, 김연아, 김수현 등 CF계의 블루칩을 제치고 개그맨이 CF계의 점령군으로 자리잡고 있다. 소비자에게 웃음을 줌으로써 불황속에 활력을 주는 한편 이를 통해 제품의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광고주들의 전략이 맞아 떨어진 결과다.
4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최근 KBS2 주말 간판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에 출현 중인 개그맨들이 CF 광고 모델로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올 상반기 최고의 유행어인 "고뤠~"를 외친 김준현은 인기가 급부상하면서 TV, 라디오, 인터넷 광고를 통틀어 20개 가량의 광고 계약을 맺었다. 그는 방송통신위원회 디지털 전환캠페인부터 시작해 손수함흥냉면, 고래밥, 내몸엔발효뽕잎차 등 소비재 상품군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이후 LG유플러스LTE 등 통신 CF까지 영역을 넓혔다.
LG유플러스LTE의 경우 김준현이 연기하는 개콘 코너 중 하나인 '네가지'의 팀원 4명이 모두 CF에 모습을 보였다. 이어 LG유플러스는 신보라, 박성광 등이 함께 출현하는 '용감한형제들'도 CF 모델로 발탁했다.
개그우먼 신보라의 CF계 활약도 대단하다. 그녀는 개콘 코너인 '용감한 녀석들'로 스타덤에 올라 사이다, 햄, 홍삼, 다이어트식품, 다이소 등의 CF에 출연했다. 이어 통신, 현대차 싼타페, KTB투자증권, 정유사 등의 CF에도 모습을 나타냈다.
이외에도 최효종은 '사마귀 유치원' 유행어 "어렵지 않아요"로 학습지 CF에 나왔으며 김원효, 조지훈 등도 정수기 CF에 자신의 유행어를 제품 광고에 활용했다. 김준호는 하이마트, 황현희는 통신사, 매트리스 등 CF에서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개콘 스타들의 CF계 약진은 '웃음' 때문이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웃음이 귀해졌다. 개콘의 경우 다양한 코너를 통해 웃음을 선사한다. 이들은 일요일 저녁 개콘이 끝나고 나서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는 화제를 만들어 낸다.
특히 최근에는 정치, 경제, 사회를 통렬하게 비판하거나 풍자한 코너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개그맨들의 이미지에 신뢰감까지 더해졌다.
손소영 SK마케팅앤컴퍼니 부장은 "유머 코드가 경기침체 등 힘든 일상에 활력소로 자리잡고 있다"며 "개콘 개그맨들은 이같은 트렌드를 타고 CF계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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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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