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공대생들에 대한 명언'이 화제다. 수년전 온라인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 '국내야구갤러리'에 올라왔던 게시물이 뒤늦게 네티즌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
이 게시물 작성자는 "공대생들이 공대 힘들다고 징징되는거 구라(거짓말의 속어)임"이라며 "실제론 징징되는 거 보다 2~3배는 더 힘듬. 근데 공대생들 어휘구사능력이 딸려서 힘들다는 표현을 잘 못함"이라고 토로했다.
학기내내 시험과 레포트로 타 과생들보다 훨씬 과중한 학습량을 소화해야 하는 공대생들이지만 문과 계열 대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어휘력 때문에 힘든 정도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네티즌은 댓글을 통해 공대생들의 애환을 줄줄이 댓글로 달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 올라온 게시물 댓글을 예로 들면 "학기 초 교수가 과제 하나를 내주는데 끝내고 나니 학기말이더라", "48시간동안 깨어서 레포트를 작성해 본 적이 있다" 등이 있다. "'징징되면'이 아니라 '징징대면'이다. 공대생들 어휘력보다 맞춤법부터 일단 공부해라"는 댓글도 있다.
한편 공학도라고 한결같이 인문학적 지식이 부족하다고 하는 것은 편견에 가깝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건축, 과학 뿐 아니라 예술 분야에서 다양한 성과를 일궜으며 '퇴마록'의 작가 이우혁 씨는 화공계열 석사출신이다. 시적인 가사로 유명한 루시드폴(조윤석)은 스위스 로잔 공과대학에서 화공계 박사학위를 받았다.
물론 현재 우리 나라 공과 대학에서 이뤄지는 고등교육은 학업외의 다른 곳에 눈길을 주기 힘들 정도로 '재미없고 고단한' 실라버스로 악명이 높다. 공과대학생들의 인문학적 교양을 늘릴 기회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는 의미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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