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피트 이상 상공에서 통신감청,정찰,동영상 촬영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무인기(드론) 수십 대의 정찰임무를 동시에 수행하도록 고안된 정찰장비를 장착한 축구장 크기의 무인 비행선의 처녀비행을 준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장기체공복합정찰기’(LEMV, Long Endurance Multi-Intelligence Vehicle)이라는 이 비행선은 전투지역 상공에서 한번에 몇주동안 선회하면서 통신 감청과 동영상 촬영, 무장세력의 이동을 감시할 수있는 최첨단장비를 갖추고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아프가니스탄에 배치될 이 비행선은 2만피트(6096m)이상의 고공에서 비행할 수 있어 소형 화기나 아프간 반군이 사용하는 유탄발사기(RPG) 등의 사거리 밖에 있어 안전하다.
처녀비행은 이르면 다음주 뉴저지주의 매콰이어-딕스-레이크허스트 합동기지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이 곳은 1937년 독일 여객선 힌덴부르크호가 추락한 공항이다.
미 항공방위업체인 노드롭그루먼이 개발중인 이 무인기는 현재까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사진이 단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기 때문에 군사 전문지들조차 미 육군 로고가 찍힌 거대한 럭비공 모양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노드롭그루먼은 2010년 6월 5억1700만달러에 이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18개월 내에 비행선을 인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미군은 이런 처녀 비행을 계속 연기해왔다.
전문가들은 시험비행에 성공하더라도 몇 가지 사안들이 해결돼야 실전배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행선 운용에 몇 명이 필요한지, 느리고 둔한 이 비행선을 어떻게 아프가니스탄까지 몰고가며, 힌두쿠시 산맥 상공에서 휘몰아치는 강풍 등의 악천후를 견뎌낼 수 있을지 등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거대한 비행선을 아프가니스탄 어디에 주기시키는 방안도 해결해야 한다.
한 전문가는 “지구에 살면서 3주 연속 비행할 수 있을 정도로 날씨가 좋은 어떤 곳에도 가본 적이 없다”면서 장기임무 수행 역량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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