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부동산 시장은 그야말로 ‘북약남강’으로 귀결된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바닥을 모른 채 미끄러져 내린 반면, 부산과 세종시 등 지방 부동산 시장은 호황이라는 두 글자가 어울릴 정도로 황금기를 누렸다.
수도권 시장은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정부가 수도권 그린벨트를 풀어 서민에게 값싸게 공급하려고 했던 보금자리주택은 금융위기 이후 시장질서를 무너뜨리며 장기 불황의 단초를 제공했다. 정부에서 30여 차례가 넘는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내놨지만 무용지물이었고, 강남 부자의 상징인 최고급 아파트인 타워팰리스 매매가격이 절반 가까이 추락하며 ‘강남불패’의 신화는 산산히 무너졌다.
현재 상태라면 시장에서 원하고 있는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전면 폐지하고 취·등록세와 양도세 등의 세제 완화 한다고 해도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장담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장기침체라는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는 부동산시장은 상반기의 아픔을 뒤로 한 채 하반기로 넘어가고 있다.
그러나 하반기 부동산 시장도 녹록치 않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부동산 시장이 상반기보다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밤중 보다 새벽이 더 춥다’는 애기가 있듯이 하반기 부동산 시장 상황은 매우 좋지 않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올 하반기도 상반기와 비슷한 흐름이 펼쳐질 것으로 예측했다. 우선 주택 매매는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도권은 시장 침체 상황이 이어지며 구매심리의 하락 등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반해 지방시장은 당분간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했다.
박원갑 KB금융 부동산 팀장은 “하반기 수도권 주택시장은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약세를 점쳤다. 박 팀장은 이어 “주택시장의 변수는 유럽 재정위기의 확산 여부다” 며 “금융불안이 장기화되면서 우리나라 실물경제에 전이된다면 주택시장 회복 시간은 더 길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영곤 강남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역시 “장기 불황의 초입에 들어와 있는 만큼 단기간 회복을 기대한다는 것은 어렵다”고 내다봤다. 반면, 상가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의 경우에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강세장을 연출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와 1~2인가구의 증가로 인해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의 수요가 점증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익형 부동산에도 공급량이 늘어나는 등 과열양상으로 인해 상반기보다는 열기가 다소 떨어질 전망이다.
장경철 상가114 이사는 “임진년 하반기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하반기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옥석을 가리는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경매 시장 역시 미래 불확실성이 지배하고 있어 하반기 상황이 만만치 않다. 이에 따라 상반기 투자자의 관심을 받은 바 있던 중소형 아파트와 수익형 부동산으로 투자자가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더욱 극심해 질 것으로 분석된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대내외 경기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경매 시장도 중소형아파트와 수익형 부동산에만 투자자들이 몰리는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코노믹 리뷰 홍성일 기자 h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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