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재계가 정치권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제 갈 길을 가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이에 앞서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회의원의 발의법안에서 규제적 요소를 검증하겠다는 방침과 관련해 '경제 쿠데타적 발상'이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정치권의 이같은 압박에도 재계가 시장경제에 반하는 개혁요구의 부당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힘에 따라 19대 국회와 재계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대통령선거 전까지 정책제안활동과 국민인식개선사업을 집중적으로 펼치기로 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정치권이 주장하고 있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스터디를 해왔다"며 "대기업ㆍ재벌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 인식개선사업과 함께 앞으로 정책 제안 활동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전경련은 박 대표가 재계를 비난한 지난 19일 산하기관인 한국경제인연합회를 통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의무화하면 총고용이 오히려 최대 48만명 줄 것이라며 "정규직 전환 정책이 비정규직 보호정책도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달 초에는 대ㆍ중소기업간 양극화에 대한 반박자료를 발표했다. 앞으로는 대ㆍ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안, 상속세 및 증여세법, 상법 등에 대한 분석을 통해 정치권이 주장하는 경제민주화의 허상을 낱낱이 밝힐 계획이다. 그동안 정치권의 압박에 수세적인 입장을 취해왔던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재계가 19대 국회와 이처럼 각을 세우는 것은 대선을 앞두고 경제개혁 법안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9대 국회에 진보인사가 대거 입성했다는 점도 재계를 공세적으로 바뀌게 한 요인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통합진보당이 부정선거에 휘말려 강도 높은 재벌개혁을 요구하는 진보진영의 목소리가 다소 퇴색할 수 있지만 정치권의 기본 방향은 '좌클릭'에 가깝다"며 "대선이 임박할수록 정치권의 압박 강도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책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단 정상적인 정책제안 활동이 자칫 기득권 지키기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스러운 대목"이라며 "정책제안 활동과 함께 사회공헌활동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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