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삼성전자와 비즈니스 상담을 한번 하고 싶은데 쉽지가 않네요."
최근 덴마크의 기업인 20~30명과 함께 한국을 찾은 선정 요한센 코트라(KOTRA) 코펜하겐 무역관장은 지난 14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덴마크의 바이어들과 함께 삼성전자의 제품이 전시된 딜라이트샵을 방문한 요한센 무역관장은 애초에 삼성전자 경영진이나 실무진 면담을 요청해 바이어와의 상담을 주선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과거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 나가서 어렵게 사업 파트너를 찾았던 것과 반대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는 "삼성전자 경영진과 사전에 비즈니스 면담을 요청했는데 약속 잡기가 어려웠다"며 "우리 무역관 뿐 아니라 다른 나라 무역관을 통해 온 기업인들도 한국 대기업과의 비즈니스 상담 주선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코트라 50주년을 기념해 다른 나라 무역관에서도 바이어들을 많이 초청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인들과 상담을 주선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주로 중소기업인들로 구성된 이들 바이어들은 국내 전자 대기업들과 사업 합작 등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들의 인지도와 제품 인기가 해외에서 높아지면서 동업을 원하는 곳들도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50주년 기념행사를 맞아 일부 무역관에서 주요 바이어들을 초청해 같이 한국으로 들어왔다"며 "이들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국내 기업들과 면담을 통해 사업을 확대하는 기회를 얻고자 했다"며 "하지만 삼성 등의 글로벌 기업과는 면담잡기조차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삼성을 비롯한 국내 대기업들은 해외 기업인이나 방문객들의 요청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선별해서 만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사업상 꼭 필요한 곳이 아닌 이상 면담 요청이 들어온다고 해서 모두 만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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