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 독립공원서 출정식···지지자 1000여명 참석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 김종일 기자]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은 17일 "보통 사람이 주인이고, 네편 내편 가르지 않고 함께 가는 진정한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문재인 상임고문은 이날 서울 서대문독립공원에서 대선출정식을 열고 '보통사람에게 공평하고 정의로운 나라'를 약속하고 '상생과 평화의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30도 안팎의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이날 대선출정식에 1000여명의 지지자들과 민주당 전현직 의원, 취재진 100명 등이 함께 했다. 출마 회견 1시간 전부터 문재인 서포터즈인 '문풍지대'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색 바탕에 '문풍지대'라고 쓰인 깃발을 흔들며 모였다. 노란색 티셔츠를 입은 20대 여성부터 아이와 동행한 30대 부부, 70대 노인까지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주변 도로는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교통이 마비가 될 정도였다.
출정식에는 한명숙 전 총리부터 유인태·이미경·이석현·홍영표·도정환·김현·윤관석·박범계·유기홍·서영교 의원 과 백원우 전 의원등 친노계가 총출동했다. 이밖에도 배재정·최민희·김광진·백군기·최동익·김윤덕·박수현·한정애·윤후덕·박남훈 의원이 참석했다.
또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 양정철 전 대통령 홍보기획비서관, 박성수 전 대통령 법무비서관, 김경수 전 대통령 연설기획비서관 등 참여정부에서 공직을 지낸 인사들도 함께 했다.
대선 출마 직전인 낮 1시께 녹색 체크 타이에 검은 정장 차림의 문 상임고문은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을 찾았다. 1975년 4월 민주화 운동을 이유로 4개월간 수감됐던 문 고문은 서대문 형무소 터에서 6·10 민주화 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인 박정기씨를 만나 인사를 나눴다.
오후 1시 45분께 문 고문이 순국선역추념탑외 헌화한뒤 부인 김정숙(57)씨, 아들 준용(30)씨와 독립문을 통과해 단상으로 오르자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오후 2시께 문 고문과 가족들이 '문이 열립니다'라고 쓰인 무대에 올라섰다. 무대를 둘러싼 지지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연호했다.
문 고문은 평소보다 단호한 말투로 연설을 시작했다. 때로는 주목을 불끈 치켜 올리며 강력한 대권 의지를 선보였다. 지자자들은 십여차례의 박수와 '대통령 문재인'의 구호로 로 화답했다. 20여분간의 연설이 끝난 뒤 문 고문은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눴다.
문재인 상임고문은 이날 대선 출마 직후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며 "앞으로 향해서 올인할 일만 남았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명박 정부를 향해 "역대 최악의 정부"라면서 "평가는 엄중하게 하되 상대를 인정하면서 경쟁도 하는 좋은 관계가 돼야 할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당한대로 앙갚음이나 보복하는 정치는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문 고문은 참여정부 시절 추진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당시에도 찬반이 엇갈렸고 지금까지도 큰 분열을 일으키는 것을 보면 조금 더 많은 논의를 거치고 국론을 모아서 추진했어야 하지 않나 하는 반성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쨌든 타결이 된 부분들은 잘 이행을 해야한다"며 "국민들이 정말 독소조항이라고 염려하는 조항에 대해 미국과 재협상을 통해 독소성을 없애거나 줄여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학규 상임고문이 최근 문 고문의 참여정부 경험을 '실패한 경험'으로 비판한 데 대해 "실패한 경험이야말로 오히려 우리에게 더 큰 약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모두 우리 역사가 나아갈 방향에 부합되는 정부였지만 모든 면에서 잘했다기보다는 부족한 부분도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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