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기 태창파로스 대표 불구속 기소…리베이트 2억3000만원 횡령 혐의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대한민국 생맥주전문점 시장의 신화로 통하는 김서기 태창파로스 대표(사진)가 '돈'에 흔들리고 있다. 2000년대 초 '쪼끼쪼끼'란 브랜드로 프랜차이즈 주류 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김 대표가 업무상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11일 업계와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따르면 김 대표는 거래회사들로부터 리베이트로 2억2970만원을 받아 횡령했다는 혐의로 권순만씨로부터 고소된 상태다. 권 씨는 김 대표가 운영하던 프랜차이즈 기업 '태창가족'에서 이사로 재직한 임원이다. 한 때 함께 근무한 부하직원에게 고소를 당했다.
태창파로스는 프랜차이즈 사업과 통신네트워크장비의 유지보수와 관련한 IT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주력사업은 프랜차이즈다. 김 대표의 횡령 혐의는 프랜차이즈 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프랜차이즈협회 부회장인 김 대표는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 발전에 한 획을 그은 신화적인 인물"이라며 "소규모 호프집에서 출발해 국내 최대의 생맥주 전문 프랜차이즈 기업을 만든 김 대표의 도덕성이 문제가 될 경우 업계 발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1990년 부산 서면 1번가의 허름한 지하에서 생맥주집을 창업하면서 주류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건물 4개층을 통째로 생맥주전문점으로 운영할 만큼 성장했고 1999년 서울에 '쪼끼쪼끼'라는 브랜드로 진출, 3년 만에 400여개의 가맹점을 오픈시키며 생맥주전문점의 대표업체로 거듭났다.
김 대표는 화투와 군다리치킨 등의 브랜드를 잇달아 론칭시키며 종합 외식 기업 태창가족을 설립, 2007년 IT회사인 파로스이앤아이를 통해 코스닥에 우회 상장하면서 태창파로스로 법인명을 바꿨다. 쪼끼쪼끼의 코스닥 우회 상장은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큰 이슈가 됐었다.
하지만 성공신화를 이어가던 김 대표도 급변하는 맥주전문점 시장의 트렌드의 변화에 된서리를 맞았다. 더욱이 창업시장의 불황에 겹쳐 야심차게 시작한 제2, 제3 브랜드가 큰 성과를 내지 못했고 새로운 경쟁 브랜드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업계 선두주자로서의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는 횡령 혐의까지 받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그를 고소한 권씨와 이미 오래 전부터 사이가 틀어진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와 권씨의 사이가 나빠지기 시작한 원인은 쪼끼쪼끼가 중국에 매장을 오픈하면서 투자된 자금 때문으로 알고 있다"며 "당시 태창가족과 권씨 등이 함께 자금을 투자했는데 매장이 경영악화로 문을 닫으면서 갈등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를 고소한 권씨의 휴대폰은 서비스가 끊어진 상태다. 태창파로스측은 향후 필요한 과정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할 계획이다.
김대섭 기자 joas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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