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스위스 연방 재료과학기술연구소(Empa)에서 여름에도 시원한 방탄조끼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미국의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탄조끼에 많이 사용되는 섬유 소재인 케블러는 몸안의 땀을 바깥으로 잘 발산하지 못해 방탄조끼 착용자들이 땀투성이가 된다.
그 동안 여러 종류의 시원한 방탄조끼가 등장했다. 찬물이 담긴 방탄조끼, 소형 에어컨이 내장된 방탄조끼도 있었다. 하지만 찬물로 시원함을 유지하는 방탄조끼는 시간이 좀 지나면 미지근해지고 에어컨 내장 방탄조끼는 착용에 문제가 있었다.
Empa가 내놓은 방탄조끼는 이런 문제 가운데 상당 부분이 해결된 것이다. 큰 장비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는데다 서너 시간은 별 문제 없이 착용할 수 있다.
Empa의 방탄조끼는 안에 물을 채우도록 돼 있다. 바깥 날씨가 더울 경우 조끼 안에 있는 물이 증발하면서 체온은 내려간다. 조끼 등 부위에 소형 선풍기가 장착돼 있다. 선풍기가 바람을 불어 넣어 시원함이 유지되는 것이다. 이는 땀 배출 원리와 유사하다. 인체가 땀으로 체온을 떨어뜨리듯 방탄조끼의 물이 체온을 빼앗아 수증기로 발산되는 것이다.
Empa에 따르면 방탄조끼를 입고 기온이 통제된 환경에서 달리면 544g의 땀이 몸 밖으로 배출된다. 기존 방탄조끼를 착용한 채 달릴 때보다 191g 덜 배출되는 것이다. 착용자는 그만큼 땀을 덜 흘린다는 말이다.
내피는 압력에 강하면서 유연하고 만지면 부드러우면서도 공기흐름에 대한 저항이 거의 없어야 했기 때문이다. Empa가 이런 섬유소재 개발에 성공하면서 시원한 방탄조끼 제작이 가능해진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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