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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비즈니스에 영원한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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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비즈니스에 영원한 적은 없다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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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소니는 전자업계의 대표적인 라이벌이다. 양 사는 2003년 LCD합작사인 S-LCD를 설립한 바 있다. LCD TV시장에서 경쟁 관계에 있지만 합작사 설립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노렸던 것이다. 두 회사는 서로의 핵심 기술을 공유함으로써 고품질의 LCD패널을 생산해 혁혁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


글로벌 경쟁 시대,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거나 어제의 적도 기업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면 과감히 손을 잡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모바일 기기 부문에서 경쟁관계에 있다. 최근 4개 분기만 봐도 양 사는 스마트폰 시장 최강자의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작년 4분기에는 애플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지만 불과 한 분기 만에 삼성이 애플을 제치고 선두 자리를 탈환하기도 했다.


최근 애플은 삼성전자가 디자인, 사용자환경(UI) 등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삼성도 적극적으로 맞대응에 나서면서 두 회사는 현재 세계 10여개국에서 30여건의 법정 공방을 이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양 사는 법정에서의 치열한 소송 전쟁과는 별개로 부품 분야에서는 돈독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삼성이 애플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삼성전자가 애플에 최대 110억달러(약 12조원)의 부품을 공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종 업계에서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 간에 손을 잡는다는 것이 다소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 과연 소송 전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 간의 어색한 동거는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위 질문에 대한 대답을 확실히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적과의 동침 사례는 이 외에도 많다는 것이다. 100년 앙숙 관계인 미국의 포드와 GM도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협력 관계를 맺었고, 최근 일본 전자업계 라이벌인 소니와 파나소닉도 기술개발 제휴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 세계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은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매년 발표하는 미국의 100대 기업 가운데 47곳이 지난 10년 사이(2000~2010년) 순위 밖으로 밀려났다. 지난 100년 동안 100대 기업 자리를 계속 유지한 곳은 GE뿐이었다.


기업이 장기간 성장세를 유지하기란 무척 어렵고 시장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은 생존할 수 없는 냉혹한 현실을 짐작케 한다. 경쟁을 통해서만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약육강식, 적자생존식 경쟁은 한쪽의 파멸을 부를 뿐이다. 이제는 같은 시장을 놓고 다투는 경쟁사와도 필요하다면 협력 관계를 맺는 것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기술 제휴, 공동 생산 등 기업 간 협력은 개별 기업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산업 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관계도 마찬가지다. 서로 협력하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인식 아래 상생 발전의 틀을 다져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도 적과의 동침이 보다 활발해져야 상생의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자기 혼자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글로벌 시대에서 패배로 가는 지름길이다. 업종과 영역을 초월해 상대방의 장점을 활용해 나의 단점을 보완함으로써 서로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때다.


정책당국도 기업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면서 상호 발전하는 선순환 체계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제도적ㆍ정책적 지원을 고민해야 한다. 슘페터가 말한 창조적 파괴가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여건 조성이 시급하다. 오월동주(吳越同舟)라는 말이 있다. 서로 미워하면서도 공통의 어려움이나 이해에 대해서는 협력하는 경우를 비유하는 말이다. 이제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는 수준을 넘어 동지이면서 적과 함께하는 시대이다. 우리 기업들도 필요하다면 적과도 과감히 동침해야 할 것이다.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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