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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자 경제학]첨단기능·디자인 장착···타이어는 과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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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접지력·안전도 높이기 총성없는 전쟁

[한글자 경제학]첨단기능·디자인 장착···타이어는 과학이다 [사진 이코노믹리뷰박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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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는 과학이다. 지면의 접지력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는가에 따라 안전도와 에너지 소비량을 가늠한다. 최근에는 과학과 더불어 예뻐야 한다는 고정관념 마저 확산되는 추세다. 자동차 휠을 ‘신발’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동차 휠은 배수능력과 핸들링을 극대화해야 한다. 회전과 마찰로 생기는 소음도 적어야 하는 것은 물론 브레이크에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타이어의 안전도가 자동차의 생명력과 직결된다. 타이어 표면에는 다양한 무늬가 새겨져 있고 모양에 따라 부르는 명칭도 다르다.


휠이 회전하는 방향에 따라 길게 이어지는 홈이 바로 '리브패턴'이다. 이 패턴은 자동차가 옆으로 미끄러지는 것을 막아주고 노면과 마찰에서 생기는 소음을 줄여준다. 반대로 회전방향과 직각으로 나 있는 '러그 패턴'도 있다. 이 패턴은 구동력과 제동력을 높여주는 역할이다. 이처럼 두 패턴이 조합되면서 조정 안전성과 제동력을 동시에 갖추게 된다는 얘기다.

노면과 접촉 부분이 각각 독립된 블록으로 이뤄진 '블록 패턴'은 4각 6각, 마름모형으로 만들어졌다. 견인성과 제동성이 좋아 겨울용이나 건설용이 사용된다. 자동차 경기에서는 패턴이 없는 '슬릭타이어'다. 접지력을 최대한 넓혀 코너링에서 노면에 달라붙도록 공기저항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타이어는 고속주행, 승착마, 안전주행, 코너링까지 소비자가 원하는 특성에 맞춰 패턴을 세분화 하고 있다. 트레드 좌우가 서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비대칭형의 경우, 타이어 바깥쪽 접지력이 좋아 코너링이 우수하다. 이 패턴은 경주용 차량이나 UHP 타이어라고 말하는 고성능 자동차에 주로 사용된다. 한국타이어의 '벤투스 S1', EVO 'Rv 옵티모'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타이어 홈이 한쪽 방향으로 있는 경우에는 조정안정성과 제동성이 뛰어나다.


타이어도 운동화 고르듯 유행을 탄다
최근 한국·금호·넥센 등 국내 타이어 3사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세계적인 디자인 상을 잇달아 수상해 화제다. 2009년 한국타이어가 타이어 제품으로는 처음으로 아이에프 디자인상을 받은 이래, 지난해엔 국내 3위 업체인 넥센타이어가 2개 제품으로 동일한 상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금호, 한국타이어가 수상자로 뽑혔다.


특히 금호타이어는 판매 중인 타이어를 아이에프 대회에 출품해 모두 3개의 본상을 수상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이제 기술에 디자인을 맞추는 차원이 아닌 디자인에 기술을 맞추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는 1998년 타이어 업계 처음으로 디자인 공모전을 여는 등 일찍부터 디자인에 승부를 걸어왔다. 지난 2000년대 초반 세계 타이어 업체 순위 10위권 밖에서 지금은 5년 연속 7위를 유지할 정도로 탄탄해졌다.


이런 흐름의 뿌리에는 타이어 구매 방식의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과거 소비자들은 기존에 쓰던 것이나 대리점 업주가 추천하는 타이어를 구매했지만, 지금은 본인 스스로 인터넷 등을 통해 여러 정보를 확인한 뒤 특정 제품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운동화를 고르듯이 타이어를 고르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에서 기능적 측면뿐 아니라 심리적 만족감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다.


타이어도 가전·자동차처럼 에너지 소비등급 시대
세계 자동차 업계는 연비 향상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쏟아내고 있다. 자동차의 공기 흐름은 물론 엔진 분사기술, 자체 무게를 줄이는 방안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실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타이어다. 출발과 제동에서 연료의 7%를 소비한다. 아울러 타이어의 노면 사이 저항을 10%만 줄여도 연비가 1.74%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도 해외처럼 타이어 에너지 소비등급제를 실시하고 있다.


지경부에 따르면 현재 98% 가량인 일반타이어를 고효율타이어로 바꾸면 국가 전체적으로는 연간 약 35만TOE(TOE는 석유환산톤을 의미하며 승용차로 서울-부산을 17번 왕복할 수 있는 휘발유양)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35만TOE는 서울과 부산을 약 594만 회 왕복할 수 있는 양이다. 연료 수입대체효과도 연간 2517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등급제도가 도입되면 현재 1.8%에 불과한 고효율 타이어 보급이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니 인터뷰 | 양희영(34) 타이어박스 대표
“타이어 생산날짜는 꼭 챙기세요”


[한글자 경제학]첨단기능·디자인 장착···타이어는 과학이다

10년 경력을 가진 타이어전문가인 양 사장은 “타이어는 자동차 조정능력을 좌우하는 중요 장치”라며 “타이어 능력에 따라 자동차가 좌우된다”고 말했다. 타이어는 단순하게 달리는 바퀴 역할이 아닌 과학과 디자인이 숨쉬는 집합체라는 것이 양씨의 설명이다.
“타이어는 자동차는 운전자의 생명을 담보하고 있는 중요한 장치입니다. 타이어를 고를 때도 마찬가지지만 운전자가 기본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타이어를 고를 때 가장 간과하기 쉬운 것이 바로 생산일자다. 이 마저도 보지 않는 운전자가 대부분이지만 위험천만한 일이다. 싼 값에 타이어를 판매하는 곳을 유심히 봐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타이어는 생산날짜와 함께 다양한 용도까지 자세하게 나와 있어요. 타이어 생산날짜가 오래된 것은 고무가 마르는 증상이 나옵니다. 부식되면서 부서지게 됩니다. 가장 위험하죠.”
전문가가 바라본 휠의 경제학은 간단했다. “굴러야 경제가 돌 듯 바퀴가 돌아야지 우리 경제도 우뚝 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양 사장이 바라보는 타이어는 ‘역사’다. “10년동안 타이어가 바뀌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느꼈던 것은 방향이었습니다. 자신이 조정하는 대로 그리고 언젠가는 닳아 없어지는 바퀴는 어떻게 보면 우리 인생과 비슷하네요.”


이코노믹 리뷰 최재영 기자 som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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