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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매체 발전에 퇴화하는 '눈' 안경산업 2조원대 키웠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3분 55초

한글자 경제학 ⑥ 눈의 경제학 | 시력 나빠질수록 관련사업 번창 ‘아이러니’

영상매체 발전에 퇴화하는 '눈' 안경산업 2조원대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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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속담에 ‘사람 몸이 1000냥이면 눈은 900냥’이란 말이 있다. 인체구조 가운데 그만큼 눈의 중요성을 대변하는 말이다. 하지만 현대사회를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눈 때문에 말썽이다. 자연에서 뛰어놀지 못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실내에서 지내는 아이들은 벌써 시력이 나빠졌다. 실내에서 활동하다 보니 텔레비전이나 게임 등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학생이나 청년들도 컴퓨터나 스마트폰, 테블릿PC등을 끼고 살다보니 아이들과 별반 다를 게 없다. 나이 마흔부터 찾아온다는 노안은 이제 30대 중반부터 찾아온다. 50대를 넘어가면 이제 아예 안경이 없으면 생활이 불편하다. 이런 추세에서 눈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온전하게 ‘눈의 가격’을 다시 900냥으로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국어사전에서 ‘눈’을 찾으면 설명은 대충 이렇다. 눈은 명사로 ①사람이나 동물의 보는 기능을 맡은 감각 기관, ②시력, ③사물을 보고 판단하는 힘, ④보는 모양이나 태도, ⑤시선, 눈길, ⑥ 태풍에서 중심을 이루는 부분 등이다.


그냥 간단하게 사물을 보는 감각기관이란 뜻에서 확장되어 물체의 존재나 형상을 인식하는 눈의 능력으로 진화하더니, 사물을 보고 판단하는 힘으로까지 그 뜻이 넓어졌다. 단순히 보는 기능을 하는 감각에서 판단을 할 수 있는 영역까지 발전된 것이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눈은 그 의미를 더욱 넓혀 무엇을 보는 표정이나 태도로 변하더니 기어이 남을 의식하는 시선과 눈길로 의미를 확대했다.

이렇듯 눈은 간단히 생각하면 간단하지만 우리 인생의 궤적에 따라 어느 때는 지각감각으로 또 어느 때는 표정이나 생각을 읽고 대변하는 역할까지 해낸다. 결국 눈이 몸의 90%의 가치를 갖고 있음을 실감케 하는 부분이다.


구한말 안경은 귀한 신분의 상징이기도 했다
지난 4월 9일 연세의료원은 제중원 창립 127주년을 맞아 신촌 세브란스병원 본관 아트스페이스에서 ‘알렌이 본 19세기 말 조선’ 사진전시회를 개최했다. 이때 시선을 끈 사진은 단연 선글라스를 낀 고종 황제의 모습이었다. 이 사진은 제중원의 의료선교사 알렌이 촬영하거나 수집한 것으로 19세기의 경복궁, 창덕궁, 미국공사관, 청계천 등은 물론 알렌이 나귀를 타고 왕진을 가는 모습 등이 담겨 있었다.


이날 처음으로 공개되는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있는 고종황제의 어가 사진은 색다른 감동을 선사했다. 안경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고종황제의 선글라스 사진은 그래도 최신 버전이다. 옛 기록에 따르면 제정(帝政) 로마시대 네로 황제의 개인교사이자 당대를 대표하는 학자로 활약한 세네카는 나이가 들어 시력이 약해지자 물을 채운 공(水球儀·수구의)을 통해 글을 읽었다고 전해진다. 또한 14세기 그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안경은 그 사람의 귀한 신분을 나타내는 표시이기도 했다.


영상매체 발전에 퇴화하는 '눈' 안경산업 2조원대 키웠다


당시 그림에 등장하는 안경은 존경의 표시였다는 것이다. 그림의 주인공이 안경을 들고 있거나 착용하고 있는 모습은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의미로 당대의 실력자나 주요 인물이라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라는 게 미술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볼 수 있다’는 개념은 지식인 또는 권력자임을 상징했던 것이다. 우리 역사 속에서 민초들을 ‘까막눈’으로 표현하던 것과 통하는 의미다.


이렇듯 눈의 위력은 사회 전체를 꿰뚫는다. 이런 점들이 현대사회에서 눈에 많은 투자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사람의 눈은 여러 가지 이유로 그 시력을 훼손당하기도 한다. 선천적으로 시력이 약한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 생활 습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대한안경사협회와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공동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만 18세 이상의 성인 남녀 중 시력 교정 및 보완을 위해 안경 또는 콘택트렌즈를 사용하는 사람이 총 54.8%로 나타났다(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501명 대상 1대1 개별면접방식 조사로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5%P). 결과만을 볼 때 성인 2명 중 1명은 안경이나 렌즈를 끼는 상황이다.


또한 연령대별 조사에서는 29세 이하와 50대 이상에서 절반 이상이 안경을 착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남성742명 중 △18세 이상~29세 이하 52.4%, △30대 46.4%, △40대 52.9%, △50세 이상 63.6%로 나타났고, 여성은 759명 중 △18세 이상~29세 이하 55.8%, △30대 51.6%, △40대 36.5%, △50세 이상 61.06%로 집계됐다.


이런 결과는 생활 습관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보통 29세 이하는 어린 시절부터 게임이나 컴퓨터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았고 통신기술의 발달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사용하면서 시력저하를 가져온다는 분석이다. 50세 이후에는 우리의 몸이 40대를 거쳐 급격한 노안이 시작되는 시기로 50세 이후에는 안경 착용자들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경 산업과 안과 수술의 발달 치열한 속도전
이렇게 사람들의 시력이 훼손되면서 의료적 수술과 안경 광학기술 발달이라는 두 가지 방향의 보완책이 속도경쟁을 시작했다. 의학계에서는 불편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각막을 변형시키거나 인공수정체 삽입을 통해 시력을 교정하는 수술을 통해 시력을 교정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보통 백내장의 유무에 따라 고주파 또는 레이저로 교정술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첫인상을 좌우하는 눈을 좀 더 돋보이게 하거나 미용 때문에 기능성 외에도 눈 성형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이런 의학의 발달은 결국 안과 수술이나 성형 수술의 시장을 형성하게 됐다.


안경시장의 규모도 만만치 않다. 최근 안경과 콘택트렌즈 시장은 약 2조원대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국산업체와 해외 글로벌 브랜드, 수입브랜드 등의 경쟁이 치열하다. 토마토디엔씨, 다비치안경체인 등 안경프렌차이즈 업계와 대명광학, 에실로코리아 등 렌즈업체들은 저마다 차별화 된 정략을 앞세워 고객들을 잡는데 총력전을 치르고 있다.


특히 안경시장은 최근 ‘시력보조 도구’를 넘어 ‘패션 아이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 시절 ‘학식’이나 ‘권력’을 상징하던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 변신이라 할 수 있다.
안경의 패션화는 지난 2000년대 중반 국내에 수입 명품안경 브랜드들이 많아지면서 부터이다. 질 샌더, 펜디, 캘빈클라인, 칼 라거펠트 증 명품 브랜드들이 국내에 속속 들어오면서 패션 안경에 대한 유행이 번졌다고 할 수 있다. 이후 안경은 멋쟁이들의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으면서 연예인들을 중심으로 바람몰이가 진행됐다.


하지만 안경의 패션 바람을 구체적으로 선보인 것은 일명 ‘닉쿤안경’이라 불리는 록옵티컬의 선전이 씨앗이 되었다. 허명효 록옵티컬 대표는 ‘눈이 나쁠 때 끼는 안경’을 ‘분위기나 기분에 따라 바꿔 쓸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인 안경’으로 의식전환을 시도한 장본인이다. 그는 “국내 안경시장은 8500여개 이상의 개인 안경원이 경쟁하는 후진형 유통구조를 띠고 있을 때부터 커피나 베이커리 시장과 같이 제대로 된 브랜딩과 마케팅이 뒷받침된다면 국내 안경시장 역시 새로운 전환기를 열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고 자신의 글에서 밝힌 바 있다.


결국 그는 한국 시장에 안경사가 안경을 추천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가 직접 써보고 골라서 쇼핑하는 분위기의 프렌차이즈를 성공시킴으로서 전형적인 레드오션이던 안경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바꿔놓았다.


눈 관련 건강 제품들도 좋은 반응 얻어
안경 산업이 광학기술의 발달과 문화콘텐츠가 결합되어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다면 기능성을 무기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분야도 있다. 일명 눈 건강 관련 산업이다.
특히 일부 제품은 나빠진 시력을 회복시키는 등 첨단기능을 갖추고 있어 수험생과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스트레스 해소와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제품이 속속 출시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옵토메카트로닉스 전문업체 아이쏠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눈과 두뇌 복합운동기 ‘눈짱 맘짱’은 눈 운동 외에도 두뇌운동 숙면유도 뇌파유도 같은 다양한 기능을 장착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제품은 볼록렌즈와 오목렌즈가 내장된 선글라스 형태의 본체와 조작기로 구성됐다. 본체를 눈에 착용한 뒤 본체와 연결된 조작기를 작동시켜 눈 근육을 조절해 줌으로써 시력을 회복시켜 준다는 것이다. 눈 근육은 원근과 밝기에 따라 수정체와 홍채의 두께를 자동으로 조절해 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이외에도 알파파와 세타파를 발생시켜 집중력을 높여주기 때문에 두뇌 기능을 활성화시키고 숙면유도 등에도 효과가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주)지오엠씨(www.geomc.co.kr, 구 대양이앤씨)가 선보인 아이폰용 엠씨스퀘어 애플리케이션(앱)은 학생이나 수험생뿐만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 제품. 휴대폰 콘텐츠 개발 전문업체인 엠클릭플러스가 개발한 이 제품은 과도한 긴장 상태에 있거나 산만한 상태에 있는 두뇌에 알파파와 세타파를 발생시켜 스트레스로 인한 집중력 감소를 해소하고, 노화나 피로에 따른 기억력 감퇴를 치유하는데 효과가 있다. 이 앱은 크게 학습 능력 향상, 집중력 유지, 숙면 유도, 기억증진, 스트레스 해소, 졸음 극복 등 6개 모드로 구성되어 있어 수험생이나 불면증 환자 등에 도움을 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아이텍(www.tpower.kr)이 세계 최초로 미세에너지를 응용해 개발한 티파워유(TPOWER-U)도 학생들을 중심으로 사용처를 크게 넓혀나가고 있다. 이 제품은 미세 에너지 발생기로 컴퓨터 모니터의 광원을 이용하여 안구건조, 충혈 등 VDT 증후군을 감소시켜 시력 및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기능을 한다.



연령대별 눈 건강 체크리스트


10대 : 새 학기 때 맞춘 안경이 잘 보이지 않는 다고 새 안경이 필요하다고 요청한다면 아이들의 근시진행 속도를 다시 한 번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성장기의 아이들이 TV, 컴퓨터와 같은 디지털기기 사용이 늘어나면서, 근시 진행속도가 급속도로 빨라 새 안경을 요청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눈이 빨리 나빠진다면 일반렌즈를 해주기보다 아이들용 근시완화렌즈를 추천한다. 눈이 점점 나빠지는 것을 예방하고, 아이들이 밝은 시야를 오랫동안 유지 시켜줄 수 있도록 도와준다.


20대~30대 : 과도한 컴퓨터사용, 스마트폰 등으로 가장 많은 눈의 피로를 느끼는 세대. 특히 안경 착용자라면, 오랫동안 얼굴을 누르는 안경 때문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에는 니콘 라이트 DAS 시리즈 등을 추천한다. 가벼운 것은 물론 견고함까지 갖춰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40대~50대 : 가까운 것이 잘 보이지 않는 중년들은 이때부터 무작정 돋보기를 사용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돋보기를 사용할 경우, 안경을 2개 이상을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거리에 따라 굴절률이 다른 누진다초점렌즈 등을 사용하면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시야를 제공 받을 수 있다.


이코노믹 리뷰 한상오 기자 hanso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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