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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특허복병' 만난 한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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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모방했다" 필립스서 소송 검토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한경희생활과학이 실적 반등을 위해 올초 진출한 신사업 분야에서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기름 없이 고온의 공기를 순환시켜 튀김 요리를 만드는 '에어프라이어'에 대해 필립스가 디자인 침해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한경희측은 디자인을 전면 교체했지만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까 우려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필립스는 지난 3월 한경희생활과학에 '에어프라이어 제품의 디자인이 유사해 법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문제의 제품은 올초 한경희생활과학이 출시한 에어프라이어다. 한경희생활과학측은 지난달 "제품의 색을 달리 하겠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보냈다. 소송에 휘말려 좋을 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기업 이미지 타격은 물론 당장 판형을 바꾼다면 몇 개월간 생산 공정이 멈춰 적잖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한경희생활과학은 답변서를 보낸 후 부랴부랴 본체와 바스켓 부분의 색깔을 바꾼 제품을 만들어 판매 중이다. 한경희생활과학 관계자는 "소송에 휘말리면 당장 회사 이미지에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어 필립스 측에 최대한 디자인을 변경하겠다고 의견을 보냈다"면서 "하반기 중에 디자인을 바꾼 새로운 모양의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실 한경희생활과학은 에어프라이어 출시 전부터 특허와 관련한 소송을 준비해왔다. 이 제품의 핵심 기술인 고속 공기순환기술이 바로 그것이다. 이 기술은 오픈(범용)특허로 어떤 기업이 사용하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정작 필립스가 문제를 삼은 것은 디자인이었다. 한경희생활과학 측은 "제품 준비단계에서 필립스 측이 먼저 에어프라이어를 출시한다고 해서 핵심기술인 고속 공기순환기술에 대한 소송 대비를 해왔는데 뜬금없이 디자인을 문제 삼아 당혹스러웠다"며 "이는 애플과 삼성 간 디자인 소송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필립스는 소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확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한국필립스 관계자는 "입장을 밝힐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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