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연봉킹' 하나대투증권이 뒤늦게 정정공시를 내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대투증권은 지난 25일 2010 회계연도 사업보고서에 대한 정정공시를 뒤늦게 제출했다. 최근 취업포털인 잡코리아가 매출 상위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남자 평균 연봉을 분석한 결과 하나대투증권이 전 직종에서 1위를 차지했는데 이는 사업보고서 기재상 오류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정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하나대투증권의 남자 1107명의 연간급여총액(임원 미포함)은 1136억5400만원으로 1인 평균 급여액은 1억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정정 전 보고서에 나타난 1억4400만원보다 1인당 무려 4100만원이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뒤늦은 정정에도 하나대투증권은 여전히 업계 최고 수준의 남성 연봉을 자랑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하나대투증권의 여성 1인 평균 급여액은 4700만원으로 남성 직원과 연봉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성의 경우 영업지원직의 비중이 크다 보니 급여액이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기존 사업보고서 작성이 잘못돼 바로잡기 위해서 금감원사이트에 정정 사업보고서를 올렸다"며 "몇년전부터 증권영업쪽을 강화하다 보니 남성 경력직원을 영업점에서 채용했는데 이들의 연봉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잡코리아에 따르면 하나대투증권 다음으로 남성 직원들의 연봉이 많은 곳은 삼성생명(1억300여만원)과 코리안리재보험(98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10위 중 6곳이 은행·보험·증권 같은 금융회사였으며,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는 남성 평균 연봉이 8860만원으로 9위에 그쳤다.
이에 대해 여의도 금융가에서는 통계의 오류를 지적하는 곳이 많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업보고서 상의 연봉은 급여총액을 전체 인원수로 단순하게 나눠 실제 받는 급여와 차이가 크다"며 "임원 포함을 비롯해 후생비나 성과급이 포함됐는지 여부에 따라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가는 연봉에 민감한데 실제 하나대투증권 이상의 연봉을 받는 곳이 많다"며 "금융가의 연봉이 다른 직종에 비해 센 편이지만 그만큼 평균 근속연수도 짧아 은퇴가 빠르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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