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지난주 뉴욕증시가 어렵게 4주만에 반등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과매도 국면에서 벗어났을 뿐 기술적 반등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는 힘들다고 시장관계자들은 지적한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문제가 여전히 논쟁거리로 남아있고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 금리가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스페인도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리스 증시의 5월 하락률은 30%를 넘어섰다.
이번 주에는 아일랜드의 신 재정협약 국민투표 외에는 별다른 큰 이벤트가 없다. 대신 뉴욕에서는 5월 노동부 고용보고서를 비롯해 중요한 경제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노동부 고용보고서가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 했던만큼 이번주 뉴욕증시가 지난주 상승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불확실해 보인다.
지난주 뉴욕증시는 4주만에 상승했다. 다우는 0.69% 나스닥은 2.11% S&P500은 1.74% 올랐다. 이번주 뉴욕 증시는 월요일인 28일 메모리얼 데이를 맞아 휴장한 후 29일부터 4일간만 거래가 이뤄진다.
◆5월 일자리 증가 기대= 월가에서는 5월 고용지표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전문가 예상 비농업 부문 일자리 개수는 15만개다. 지난 4월 11만5000개보다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
하지만 최근 비농업 부문 일자리 증가 개수는 2개월 연속 월가 기대치에 크게 미달했다. 게다가 연초에 비해 일자리 증가 속도도 현저히 둔화됐다. 미국의 일자리 개수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월 평균 25만4000개씩 늘었으나 최근 2개월 동안에는 평균 13만4500개 증가에 그쳤다.
고용지표 외에 다른 지표는 둔화가 예상된다는 점도 불안요인이다. 고용지표와 마찬가지로 1일 공개되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는 전월 대비 1포인트 하락한 53.8이 예상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1일 물류구매협회(CFLP)가 5월 제조업 지수를 공개한다.
31일 공개될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1.9%로 하향조정이 예상되고 있다. 앞서 발표된 예비치는 2.2%였다.
◆아일랜드, 신재정협약 찬성할듯= 유럽에서 이번주 가장 주목받는 이벤트는 31일 실시될 아일랜드의 신 재정협약 국민투표다.
현재 예상대로라면 찬성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최근 아일랜드 재무차관은 근소한 표차로 찬성 표결이 이뤄질 것이라며 찬성 비율이 60%를 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일랜드가 신 재정협약에 동의한다 하더라도 최근 신 재정협약에 대한 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불확실성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초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영국과 체코를 제외한 EU 25개 회원국이 서명한 신 재정협약은 12개 국가로부터 비준을 받으면 이행된다. 따라서 아일랜드 국민투표는 겨우 한 고비를 넘어서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 외 주목할 유럽 이벤트로는 31일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입찰이 예정돼 있다. 같은 날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럽정책센터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그리스 증시 5월에 30% 이상 하락= 신 재정협약 시행 여부보다 시급한 당장의 문제는 3주 앞으로 다가온 그리스 총선이다. 긴축이 아닌 성장을 강조하고 있는 프랑수아 올랑드를 새 대통령으로 맞은 프랑스도 2주 후 총선을 치른다.
유로존 탈퇴 여부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그리스 증시는 지난주에도 11.8% 폭락해 5월 하락률이 30%를 넘어섰다.
씨티그룹은 내년 1월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퇴출될 것이라고 전망했고 소시에떼 제네랄은 25일자 보고서에서 그리스의 무질서한 유로 탈퇴가 이뤄질 경우 유럽 블루칩 종목으로 구성된 유로 스톡스 50 지수가 반토막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시에떼 제네랄은 그리스의 무질서한 유로 탈퇴가 발생할 경우 유럽 기업의 수익이 향후 2년간 20~30% 줄어들고 채권금리가 1~2%포인트씩 더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그리스 유로 탈퇴에 따른 파장은 프랑스는 물론 독일까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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