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미국의 성공한 기업인들은 옷 입는 감각도 남다르다. JP모건 체이스의 제임스 다이먼, 듀폰의 앨런 쿨먼 등 쟁쟁한 이들 경영인에게 공통된 패션 전략은 바로 '일관성'이다.
자기 이미지를 한층 돋보이게 해줄 패션 코드를 찾고 이를 유지하는 것이 성공의 필요조건이란 것. 미국의 경제 전문 채널 CNBC는 최근 자기 스타일 찾기에 성공한 최고경영자(CEO) 10인을 소개했다.
◆JP모건 체이스의 제임스 다이먼=최근 30억달러(약 3조5200억원)에 이르는 투자 손실로 굴욕을 겪었지만 리먼브라더스, 메릴린치 등 내로라하는 투자은행들이 줄줄이 넘어가는 와중에도 JP모건을 지켜낸 인물이다. 청색 수트와 넥타이, 흰 셔츠를 고수하는 그에 대해 CNBC는 '일관성' 원칙의 전범이라고 평했다. 시사주간 타임이 선정한 '2011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 그는 지난해 총보수로 2300만달러나 챙겼다.
◆월트디즈니의 로버트 아이거=디즈니ㆍ픽사ㆍ마블ㆍESPNㆍABC 등 다양한 사업체를 진두지휘하는 아이거는 패션감각이 뛰어나다. 그는 회색ㆍ실버 계열의 수트를 즐겨 입는다. 날카롭고 믿음성 있는 이미지를 드러내기 위해서다. 영화 '어벤저스' 후속편을 준비 중인 디즈니는 '어벤저스' 관객 동원으로 10억달러 이상 벌어들여 지난해 2ㆍ4분기 순익이 21% 껑충 뛰었다. 아이거는 미국의 CEO 가운데 7번째로 많은 보수를 챙기고 있다.
◆존슨 퍼블리싱 컴퍼니(JPC)의 데지레 로저스=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흑인 여성으로는 사상 처음 백악관 의전비서관을 지낸 로저스에 대해 패션잡지 보그는 퍼스트레이디 미셸의 '패션 라이벌'로 꼽았다. 로저스는 JPC의 CEO로 등극하면서 화려함을 감추고 클래식 트위스트 룩으로 돌아섰다. 그는 니나리찌ㆍ질샌더 등 디자이너 브랜드를 즐긴다. JPC는 지난해 발행 부수가 2배나 늘었다.
◆듀폰의 엘런 쿨먼=210년 역사의 글로벌 화학업체 듀폰에 평사원으로 발을 들여놓아 CEO까지 오른 입지적인 인물이다. 경영상태가 엉망일 때 CEO 자리에 앉은 그는 과감한 인력 구조조정과 부서 개편으로 탁월한 능력을 인정 받았다. 공격적인 경영으로 강한 이미지를 풍기는 그가 늘 챙기는 패션 코드는 진주다. 알이 큰 진주 브롯지와 핑크 스카프로 여성성을 강조한다.
◆언더 아머의 케빈 플랭크=페이스북의 마이크 저커버그와 함께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가 선정한 '40세 미만의 젊은 CEO 10인' 리스트 중 상위에 랭크된 플랭크는 메릴랜드 대학 미식축구팀 주전 출신이다. 미식축구 선수들이 입을 운동복 개발에 몰두하던 그는 라이크라 T셔츠를 고안해냈다. 스포츠 의류 브랜드 아머의 CEO인 그는 운동선수 출신답게 폴로 셔츠가 가장 잘 어울린다. 평소에는 폴로 셔츠와 스트라이프 수트를 함께 코디한다.
◆J크루 그룹의 밀러드 미키 드렉슬러=미국 최대 패션그룹 J크루의 드렉슬러는 유행과 소비자 심리를 잘 파악해 의류업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통한다. 68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캐주얼룩을 잘 소화한다. 고정관념을 깨는 패션 코디로 유명한 그가 즐겨 입는 것은 회색 T셔츠와 버튼다운 셔츠다.
◆에픽 레코드의 엘에이 리드=마이클 잭슨의 앨범 제작사로 잘 알려진 에픽 레코드의 리드는 에이브릴 라빈, 힙합 듀오 아웃캐스트, 머라이어 캐리, 저스틴 비버, 어셔, 리한나 같은 스타들을 키워낸 음악 프로듀서다. 3차례 그래미상 수상자인 그는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 'X팩터'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새삼 인기를 얻었다. 잘 빠진 수트, 포켓스퀘어, 선글라스가 그의 패션 코드다.
◆스퀘어의 잭 도시=도시는 모바일 결제업체 스퀘어의 창업자이자 CEO다. 매사추세츠 공과 대학(MIT) 출신인 그는 패션에서 단순함을 강조한다.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으면서 모던한 스타일을 즐긴다.
◆OWN의 오프라 윈프리=방송인 출신 윈프리는 지난해 가을 자기 이름을 따 설립한 케이블 TV '오프라윈프리네트워크(OWN)'의 CEO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화려한 컬러 믹스 매치가 그의 전공이다. 비즈니스 컨설팅업체 루스앤스터링은 "과감한 컬러 매치가 그의 강인함을 돋보이게 한다"고 평한 바 있다.
◆PMC의 제이 팬스케=미국 최대 온라인 미디어 그룹 PMC의 팬스케는 블랙수트와 찰랑거리는 긴 머리로 댄디하고 심플한 룩을 연출한다. 패션모델 같은 외모에 버튼을 한두 개 푼 자유로운 스타일링이 그의 강점이다.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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