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이동통신 단말의 주말 개통을 놓고 정부 당국과 이동통신회사간 신경전이 심상치 않다. 이통사들은 주말 개통 차단은 불필요한 규제인데다 롱텀에볼루션(LTE) 시장 확대를 위해 반드시 해소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방통위는 과열 방지를 위해서라도 주말 개통 차단은 지속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토요일이었던 지난달 14일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는 기기변경 전산 시스템을 일부 가동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KT와 SK텔레콤은 기기변경 고객에 한해 토요일 단말기 개통 업무 재개ㆍ중단을 반복했다. 앞서 이통 3사는 지난해 7월 방통위 권고로 토요일 개통업무를 중단하기로 합의했지만 이 약속이 무너진 것이다.
통신사들은 "주말 개통 중단 뒤 밀렸던 주말 업무가 월요일 크게 늘어나면서 개통을 빨리 원하는 고객들의 불만이 크다"며 "시장 혼탁을 방지하기 위해 자사 고객이 단말기만 바꾸는 기기변경에 한해 주말 개통을 재개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번호이동이나 신규가입 개통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방통위의 시각은 다르다. 방통위 관계자는 "주말 시장마저 전산을 오픈하면 LTE 시장이 더 과열된다"며 "기기변경만 개통해주는 것이라고 하지만 이 역시 자사 고객 이탈 방어 효과를 불러일으켜 이통사 간 경쟁을 촉발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사용하던 3G 휴대폰을 LTE 휴대폰으로 바꾸려고 주말에 대리점을 찾은 SK텔레콤 고객이 번호이동으로 개통하려면 월요일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기기변경을 선택하면 당장 LTE 휴대폰을 가져갈 수 있다. 기기변경은 이런 고객들을 겨냥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예전엔 번호이동 보조금이 기기변경 보조금보다 훨씬 높았는데 이제는 보조금 수준도 비슷한데다 기기변경 주말개통에 한해 보조금 수준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며 "앞으로도 주말 개통에 대해선 계속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