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과 22일 미국 법정서 팀 쿡 애플 CEO와 회동...극적 타협 가능성 주목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애플과의 특허전 첫 공식 협상을 앞두고 삼성전자 수뇌부가 일제히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20일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과 주요 임원들을 대동한 채 오후 5시께 서울 공항동 김포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최지성 부회장은 출국 전 기자들을 만나 "화해나 강공 중 어떤 방향으로 협상에 임할 지 정해진 바 없다"면서 "재판에 대해서는 언급 안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며 말을 아꼈다.
최 부회장보다 30여분 먼저 도착한 신 사장은 "21일과 22일(현지 시간) 팀 쿡 애플 CEO와 만날 예정"이라며 "법적 절차인 만큼 가서 만나봐야 방향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애플과의 협상 방안 중 하나로 크로스 라이센스(상호 특허 공유)를 고려하냐는 질문에는 "(크로스 라이센스를 포함해) 수많은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적인 절차로 삼성전자와 애플이 만나긴 하지만 극적인 타협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애플의 '카피캣(copycat, 모방꾼)' 발언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판했다. 신 사장은 "애플이 최근 우리를 다시 카피캣이라고 발언했는데 이건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최근 우리가 디자인상도 받았고 오래 전부터 준비를 많이 해왔기 때문에 카피캣 소리를 들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신 사장은 퀄컴의 롱텀에볼루션(LTE) 원칩인 스냅드래곤 S4 MSM8960의 극심한 수급 불균형 현상도 지적했다. 이 때문에 신제품 출시도 늦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신 사장은 "4분기까지는 퀄컵의 스냅드래곤 칩셋이 부족한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삼성전자 역시 신제품 출시 일부가 늦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지성 부회장과 신종균 사장은 현지 시간으로 21일과 22일 양일 오전 9시30분 미국 샌프란시스코 법원에서 팀 쿡 CEO와 회동한다. 조셉 C. 스페로 판사가 협상을 중재할 예정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의 루시 고 판사가 지난달 17일 협상을 명령하면서 양측은 약 한 달만에 실제 협상에 착수하게 됐다. 공식적인 첫 협상인만큼 삼성전자와 애플이 실질적인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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